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지난달 23일 인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사진=뉴스1
얼어붙은 여행수요, 마땅치 않은 지원책…여행업계만 '이중고'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국내 대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의 지난달 전체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은 총 18만70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7% 감소했다. 중국노선 취소율이 90%를 넘고 신규예약도 없어 사실상 여행수요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히려 업계 자체적으로 여행취소 수수료 면제 등의 정책까지 내놨는데도 비난의 화살이 몰려 임직원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동남아나 유럽까지 무료로 취소해달란 무리한 요구까지 빗발쳐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바닥인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고도 정부보다 먼저 여행취소를 돕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호텔업계도 노심초사, "세제혜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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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호텔 종사자들은 큰 피해를 낳았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각 호텔들은 지난달 말부터 재빨리 호텔 곳곳에 비접촉식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하고 이례적으로 임직원들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방어태세에 나섰다. 하지만 출입국 방역망이 뚫린 상황에서 개별 호텔의 힘만으로 '신종 코로나'를 막아내기가 쉽지 않단 설명이다.
설마했던 우려는 이미 현실화됐다. 지난 7일 중국 국적의 23번 환자가 투숙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이 오는 16일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앞서 19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도 즉각 호텔 뷔페를 폐쇄했다가 방역을 거쳐 지난 8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6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호텔과 공연장을 찾아 방역체계를 점검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서울 마포구 L7 홍대 바이 롯데호텔로 들어서며 열화상 카메라 앞에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그나마 규모가 큰 대형 호텔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소형 호텔이나 업력이 오래 지나지 않은 신규 호텔들은 경영 위기까지 맞을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은 지난 6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5성급 외에 호텔들은 대부분의 자금이 운영에 투입돼 대출을 위한 담보조차 없다"며 세제혜택의 필요성을 밝혔다.
박양우 장관은 "관광업계 의견을 검토해 관광사업체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을 신속히 종결해 관광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