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가 멈춰세운 현대차 공장…"중국만 바라보는 눈들"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20.02.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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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현대자동차 국내 생산공장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로 7일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임시휴업은 11일까지 계속된다.

기아차도 임시휴업을 이미 예고했다.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생산 중단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날 "울산·아산공장에서 이날 전 차종에 걸쳐 부분적 생산 차질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생산중단 부문의 전체 매출액은 43조1601억원(2018년 별도 기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한 단순계산만으로도 이번 임시휴업의 손실은 수 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 울산·아산공장은 지난 4일부터 순차적으로 휴업을 시작해 이날 전면적으로 생산라인을 멈췄다. 전주공장도 트럭은 생산을 중단하고 버스 라인만 가동하고 있다.



이번 주말 이후 다음주 10일부터는 현대차 국내 공장이 모두 문을 닫고, 11일에는 팰리세이드·GV80·싼타페·투싼 등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만 가동한다.

현대차는 이후 12일부터는 나머지 공장들도 다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발 부품 조달이 계속 난항을 겪으면 이 12일 조업 재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임시휴업 일정이 길진 않지만 임시휴업 자체를 피해가진 못했다. 기아차 소하리·광주·화성 공장은 오는 10일 완성차 생산을 완전 중단한다. 기아차는 11일 이후에는 부품 공급 상황을 고려해 노사가 협의해 조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때문에 기아차는 중국발 부품 공급 상황에 따라 11일 이후 휴업이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중국 현지 공장의 부품 생산이 재개되고 부품 공급이 다시 이뤄지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언제라도 재가동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생산중단이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11일 이후 곧바로 생산이 가능할 지는 중국 현지 공장의 조업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외국계 3사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쌍용차 (5,870원 ▼30 -0.51%)는 지난 4일부터 오는 12일까지 공장을 닫았다. 르노삼성도 다음주 중반 2∼3일 가동중단을 검토 중이다. 한국GM은 부품 재고 사정을 살피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의 '도미노 휴업'은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 내부의 각종 전기장치에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선 묶음이다.

만약 오는 9일까지 문을 닫는 중국 현지 공장이 다음날부터 가동을 재개하면 국내 공장의 휴업이 더 길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확산이 여전한 상황이라 공장 재개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정부와 업체들은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업체의 중국 공장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일 산업부·외교부와 협력해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서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거점인 산둥성에 공장 생산 재개 승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현대차그룹은 공장 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와 마스크 개별 공급 등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의 조기 가동도 돕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휴업으로 타격을 입은 국내 부품사들을 위해 총 1조원의 긴급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실제로 받는 데 두 달이 걸리는데 이번 자금 지원은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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