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번지며 우리 국민들의 여행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들의 '제3국 감염' 사실이 알려지며 여행 안전지대가 없다는 불안심리가 높아지면서다. 더구나 서울과 국내 주요 도시에서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하며 해외여행뿐 아니라 국내여행도 주춤해지는 모양새다.
하나투어뿐 아니라 주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중·소형 업체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과 다름 없는 곳도 많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일본여행 보이콧'이 여전히 지속되는데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노선이 아예 봉쇄된 데 따른 영향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4일)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는 중국이 아닌 태국 방콕과 파타야 여행을 다녀온 뒤 감염됐다. 이날 추가로 발생한 17번 환자 역시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콕과 파타야, 싱가포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기 여행지들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이른바 '여행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사에는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향하는 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주요 포털 커뮤니티에도 동남아뿐 아니라 호주, 유럽 여행을 포기하겠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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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는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동남아 신규예약도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도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에 전반적인 해외여행심리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여행도 "갈 곳이 없어요"
지난 2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를 우려하며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로 알려진 제주가 대표적이다. 현지 관광업계에 따르면 내·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벼야 할 제주국제공항이나 관광지들이 한산하다. 지역 관광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던 무사증 제도를 중단하며 외국인 방문객이 대폭 감소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은 1285명으로 전년 대비 65% 줄었다.
내국인 관광객도 감소했다.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중국인이 제주도 전역을 여행했다고 알려지며 여행 포기자들이 속출해서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13만3853명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해외여행 뿐 아니라 국내여행도 불안하다는 사람들이 많아 전반적인 여행심리가 떨어지고 있다"며 "사태가 호전돼도 여행심리가 되살아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