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대소변 통해 전염될 수 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2.03 23:44
글자크기
/자료사진=로이터/자료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소변이나 대변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3일 오후 한국과학기술관에서 열린 ‘과실연(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신종코로나, 긴급 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 오픈 포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입과 코, 눈의 점막 뿐만 아니라 소변과 대변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 근거로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계통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분석 자료와 최근 중국 광둥성 선전 보건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사스 바이러스는 소변에서 24시간, 대변에서 2일, 설사에서 4일까지 생존했으며, 이달 2일 중국 광둥성 선전 제3인민병원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환자의 대소변 샘플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즉, 환자의 장 속에서 번식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배설물을 통해 배출될 경우,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감염 경로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소변에도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놓고 본다면 호흡기 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전파가 가능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 차단을 위해 우선적으로 환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감염자를 만들어내는지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R0)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WHO(세계보건기구)는 신종코로나 재생산지수를 1.4~2.5로 추정한 바 있다. 이 수치는 환자 1명이 최대 2명 이상 추가 감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떨어지면 질병이 통제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지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없으므로 사람 간 접촉을 막아 재생산지수를 줄이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