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끝 영업재개 'D-5', 현지진출 은행원 초비상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박광범 기자, 양성희 기자 2020.01.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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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국내 한 지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B국민은행KB국민은행 국내 한 지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B국민은행


이번 주말을 끝으로 중국 춘절 연휴가 종료되면 다음 주부터 현지 은행들이 문을 연다. 신종 코로나(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현지 은행들은 내달 3일부터 일제히 영업을 재개한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빅4' 소속 파견 근무자는 140여명에 이른다. 은행들은 아직 파견자들을 귀국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영업 재개 후 긴급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전역에 18개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본사 파견 주재원 34명을 포함, 모두 547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신한은행은 업무 복귀와 동시에 모든 직원들에 대한 이상 징후를 파악하도록 했다.



최악의 경우 특정 점포 영업제한 등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경우 인근 점포 업무대행이 가능하도록 전산 작업을 마쳤다.

2007년 시중은행 최초로 중국 법인을 세운 우리은행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후베이성 방문 직원에 대해 춘절 기간 중 출근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한국인 직원 40여명을 포함해 모두 670여명이 중국 전역 21개 점포에서 근무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이용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이용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KEB하나은행은 33명이 주재원이 26개 분행 및 지행에 나가 있다. 은행은 5단계 위기대응 매뉴얼을 운영 중인데, 중국 현지 법인은 3단계(위기 1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2단계인 국내보다 한 단계 높다. 3단계는 감염 직원 격리 후 입원, 지역별 대체 사업장 운영 등이다.

베이징, 광저우 등 5개 주요 도시에서 영업 중인 KB국민은행은 현지 지역 행사에 가능한 참석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 우한시 인근에는 아예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조치하는 한편 28명 현지 주재원과 가족들에 대한 감염 여부를 계속 관찰 중이다.


국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우한에 분행을 둔 기업은행은 파견 직원 전원 철수를 고려 중이다. 2명의 한국인 직원이 근무 중인데 분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한 명은 정부 전세기편으로 귀국이 결정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어제 우한 분행장과 통화했다. 책임감 때문에 남았다고 하는데 일단 본부로 불러들였다가 다시 돌려보낼 지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신종 코로나로 이날 현재까지 132명이 사망하고 597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것은 현지 정부 집계로 감염자 수는 이것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스스로 후베이성 의료진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유튜브에서 우한 폐렴 감염자가 9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하이, 쑤저우, 광저우 등 지역 정부들은 영업 개시일을 2월10일로 미뤘다. 이 같은 조치가 주요 대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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