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질본은 최근 14일내 중국 우한으로부터의 입국자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무증상기에 입국한 후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환자를 조기 조치하기 위한 지자체별 선별진료소를 추가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0.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집에만 있었지만…접촉자는 172명질병관리본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우한 폐렴 관련 브리핑을 열고, 네 번째 확진자인 한국인 남성(55) A씨의 동선 및 접촉자 수 등을 발표했다.
지난 20일 우한발 직항편 KE882를 이용해 오후 4시25분에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A씨는 8834번 공항버스를 이용해 평택 송탄터미널로 이동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자택으로 이동했다.
A씨의 동선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접촉자 수는 172명으로 현재 확진자 중 가장 많다. 발병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탓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A씨는 입국 당시 건강상태질문서에서 증상이 없다고 답했고, 발열도 없었다"며 "그러나 A씨가 입국 바로 다음 날부터 증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 입국 당시에도 경미한 증상이 있었을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 때문에 항공기 탑승자, 공항버스 탑승자, A씨 의료기관 방문자 등이 포함되면서 접촉자 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DUR 방역 체계 구멍A씨의 접촉자 수가 늘어난 것은 병원 첫 방문 시 그냥 귀가 조치된 탓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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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우한 폐렴 방역 초기 단계부터 우한시를 방문한 사람 중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날 경우 병원을 방문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나 보건소에 먼저 전화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A씨는 감기 증상이 나타나자 21일 365연합의원을 내원했다.
의료기관 전산시스템(DUR)을 이용한 방역에도 구멍이 뚫렸다. DUR에는 환자의 우한시 방문 정보가 담겨있고, 병원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있다.
A씨가 365연합병원을 첫 내원했을 당시 DUR에 우한 방문 정보가 있었다. 의료진은 A씨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했으나 A씨는 "중국에 다녀왔다"고 불분명하게 답했다. 의료진은 A씨에게 감기 처방을 내리고 별도의 신고없이 귀가 조치했다. A씨는 증상이 심해지자 25일 다시 병원을 방문했고, 그제서야 우한 방문력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DUR에 관련 정보가 떳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과 함께 홍보와 안내를 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환자에 대한 기준인 사례정의를 뒤늦게 바꾼 것도 화근이 됐다. 그동안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했던 질병관리본부는 이날부터 두 증상 중 하나만 있어도 환자를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A씨가 25일 두 번째로 병원을 내원하고, 우한 방문력을 밝혔으나 당시 호흡기 증상을 보이지 않아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아닌 능동대상 감시자로 분류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기준에서는 A씨가 능동감시 대상자였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의료기관의 과실 등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