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우한 폐렴 '비대위' 가동…"장기화땐 따이궁 발길도…"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1.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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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2020.01.21.   bjko@newsis.com[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2020.01.21. [email protecte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면세점 업계도 비상이다.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라 확산 위험도 높은 곳으로 꼽힌다. 오랜만에 단체관광객 회복과 춘제(중국의 설) 등으로 기지개를 켜나 했지만 또다시 꺾일 위기에 처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2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지난 24일 이 갑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조치에 따라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 (발열 직원 조기 귀가 후 의료기관 진료)를 실시한다. 또 매장에서는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 (안내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한다.

또 중국 방문 직원은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하고, 임산부와 만성질환 직원은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고객과 직원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안전과 위생에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인규 TR부문장(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응 태스크포스를 가동한다.

직원 출입구에 발열 감시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하고, 임직원(협력사 포함)에게 모두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고객들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할 예정이다.

주1회 이상 전문 방역과 일 1회 이상 영업장 자체 소독도 강화한다. 또 부서별로 출근 시와 오후 4시 매일 2회 체온을 측정하고 외부 행사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지난 23일 황해연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열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뒤 의료기관 지뇨를 받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 및 이용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김휘선 기자 hwijpg@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 및 이용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김휘선 기자 hwijpg@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춘제에 따른 단체관광객 유입으로 매출 특수를 기대했던 면세 업계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단체관광객 급감으로 타격을 입었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는 달리 최근 면세점 소비는 중국 따이궁(대리구매상) 위주여서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이 끊기고 따이궁 위주로 면세점 소비층이 바뀌었기 때문에 단체관광객 취소로 우려하는 부분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따이궁들의 발길도 끊길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매출과 관련해서는 오늘부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따이궁들이 춘제 때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후 한국 면세점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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