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바이러스, 비상사태 선포하긴 이르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1.24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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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중국 베이징 열차역에서 마스크를 쓰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중국 베이징 열차역에서 마스크를 쓰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


WHO(세계보건기구)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 당국이 적절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중국에선 처음으로 후베이성 밖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비상사태로 간주하기엔 너무 일러"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상황을 국제적 차원의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간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WHO는 이틀 동안 16명의 독립적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 위원회에선 비상사태 선포를 놓고 찬반 의견이 약 50대 50으로 갈렸다고 한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중국 외 지역에선 아직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지금까진 사람 간 전염이 가족 또는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인에게서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이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가벼운 증상만 유발하지만, 확진자 가운데 약 4분의 1은 심각한 증상을 경험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우한 폐렴의 발전 단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우한 폐렴으로 비상사태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현재로선 여행과 교역에 대한 더 광범위한 제약을 권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포괄적인 대책의 하나로 공항에서 출구 감시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에 대해서만 선포되는 것으로, 이 경우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만약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지난 10년 사이 6번째 사례가 된다.

'우한 폐렴' 사망자 18명으로 증가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 17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추가된 사망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원한 후베이성 외부에서 나온 첫번째 사례다. 지금까진 17명의 사망자 모두 후베이성 내에서 나왔다.

현재 우한 폐렴의 감염자는 중국 내에서 확인된 수만 600명이 넘는다.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춘절(24일~30일)을 맞아 수억명이 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향후 감염 확산이 더욱 우려된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를 봉쇄한데 이어 인근 도시인 인접한 후베이성 황강과 어저우까지 차단했다. 봉쇄된 3개 도시의 총인구는 약 1800만명에 달한다.

WHO 관계자는 "1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사는 도시를 봉쇄하는 것은 그동안 공중위생 대책으로 시도된 적이 없다"며 "이것이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현 단계에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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