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육군의 전역 통보 관련 기자회견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변 하사는 전역이 결정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변 하사는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내듯 발언 도중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경기지역 부대 전차 조종수로 근무하는 변 하사는 지난해 11월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성별 정정을 신청했다. 변 하사는 성별 정정 결과가 나온 뒤로 전심위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변 하사는 수도병원 정신과 진료를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성별을 바꾸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변 하사는 "병원에서도 자신의 상태를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막상 밝히고 나니 마음은 후련했다"고 했다. 소속 부대에서도 변 하사의 결정을 지지했다고 한다.
변 하사는 "제 주특기인 전차 조종에서도 소속 대대 하사 중 유일하게 '전차조종' A 성적을 받았다"며 "보직이 참모부서 담당으로 바뀐 뒤에도 공군 참모총장 상장을 받는 성과도 이뤄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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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전역 날짜를 다음 날인 23일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소속 부대 간부, 병사에게 인사를 나눌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변 하사는 앞으로 군 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변 하사는 "제가 계속 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용사들과 동고동락하는 생활을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며 "부대 재배치를 원하냐는 군단장님 질문에도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이날 소속 부대에 제출한 국외여행 허가서도 공개했다. 이 허가서에는 변 하사의 여행 목적에 '의료 목적의 해외여행'이라고 적혀 있다. 육군이 변 하사의 성별 정정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변 하사 사건을 공론화한 군인권센터는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전역 처분에 대한 인사소청,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며 "시민사회에 변 하사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