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변 하사는 군인권센터가 22일 오후 4시30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연 '트랜스젠더 변희수 하사 전역 결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나와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나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변 하사는 입원 치료중인 국군수도병원에서 나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변 하사는 "젠더 디스포리아(성별불일치)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복무를 하는 동안 하루하루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간절한 꿈이었음에도 이대로라면 더 이상 군복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됐다"며 "그럴 때마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국가에 헌신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생각하며 이겨냈다"고 밝혔다.
변 하사는 소속 부대원들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슬픔을 참지 못하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저의 소속부대에서도 제 이야기를 듣고 현역부적합심의를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저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줬다"며 "군생활 내내 순탄하고 훌륭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초임하사 때 혼란한 마음으로 방황을 했지만 결심이 선 후부터는 주특기인 전차조종에서도 기량이 늘어 전차조종 A성적을 받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희수 하사는 "이 자리를 빌려 응원해준 소속 부대장님과 군단장님, 소속부대원, 전우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며 "계속 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용사들과 같이 취침하며 동고동락하며 지내왔고 그 생활을 직접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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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저를 포함해 군이 트랜스젠더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제가 사랑하는 군은 계속 인권을 존중하는 군대로 진보해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 하사는 "수술을 하고 계속 복무를 하겠느냐 부대 재배치를 원하느냐는 군단장님의 질문에 저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는 답을 했다"며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기회를 달라고 다시 호소했다.
변 하사는 준비한 발언문을 다 읽고 '저는 대한민국 군인'이라고 말하며 경례하며 다시 울먹거리기도 했다.
군인권센터측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변 하사에게 23일 즉시 군을 떠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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