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62, 사법연수원 14기)이 김명수 대법원장(61, 15기)에게 부임인사를 하기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 1. 9.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지시가 실제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드루킹을 고발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판부는 애초 이날 선고 공판을 예정했으나 전날 이를 취소하고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김 지사에 대해 드루킹과 공범 관계인 '공동정범'으로서 죄가 성립하는지 보기 위해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항소심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킹크랩은 드루킹 김동원씨 주도로 만든 매크로프로그램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댓글창에서 특정 댓글에 '공감'을 누르도록 설계돼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재판부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김 지사 주장과 달리 특검이 상당 부분 증명을 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드루킹과 공범 여부를 확정하지는 못했다. 추가 심리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진실의 힘을 믿고 당당하고 꿋꿋하게 이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초 더불어민주당 고발로 수사 시작, 엉뚱한 결말로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당시 추미애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네이버가 방치하고 있다며 고발했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루킹이 확인되고 김 지사 연루 사실까지 드러났다.
김 지사가 댓글 조작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4월 총선을 앞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최초 수사를 의뢰한 추 장관의 판단이 제 발등을 찍는 셈이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김 지사의 선고일이 문재인 정권의 운명의 날이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표현대로 '장삼이사'가 봐도 정말 납득이 안 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의원도 일찌감치 추 장관의 책임을 거론한 바 있다. 하 의원은 2018년 "김경수-드루킹팀이 대선 때 네이버 댓글 자동 조작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썼다"며 "'드루킹 특검'이 성사되어 정권에 심대한 타격을 주면 그 공로의 절반은 추미애 대표에게 갈 테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김 지사의 드루킹 항소심 관련 보도에 "김경수 대권후보였는데 추미애가 난도질했다", "김경수 속으로 추미애 원망하고 있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