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준비해야 하는데…"5만원권 6장만 됩니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0.01.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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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한 지점 앞에 걸린 '신권 교부 안내문'/사진=양성희 기자신한은행 한 지점 앞에 걸린 '신권 교부 안내문'/사진=양성희 기자


"신권 아직도 안 나왔나요? 설이 코앞인데 언제부터 바꿀 수 있어요?"

"5만원권 6장 밖에 안 된다고요? 10장 필요한데 더 주시면 안 돼요?"

'현금 없는 사회'로 향하고 있지만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1일의 풍경은 달랐다. 은행을 찾는 고객마다 부모님 용돈, 아이 세뱃돈에 쓸 신권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신권 교환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설 연휴를 앞두고 관련 문의가 빗발쳐 은행 영업점마다 문 앞에 안내문을 내걸고 시기과 수량을 공개했다.

은행과 지점마다 차이가 있지만 개인당 5만원권을 10장 초과해서 바꾸기는 어려웠다. 발행된 신권 수량엔 한계가 있는데 대목을 앞두고 많은 고객이 몰려서다. 이 때문에 은행 창구 곳곳에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역, 상권 따라 5만원권 '10장', '6장' 달라…대부분 오늘 개시
KEB하나은행(왼쪽), 우리은행 한 지점 앞에 걸린 '신권 교환' 안내문/사진=양성희 기자 KEB하나은행(왼쪽), 우리은행 한 지점 앞에 걸린 '신권 교환' 안내문/사진=양성희 기자
신한은행은 이날 신권 교부를 시작했다. 지점마다 평균적으로 1인당 20만~30만원을 바꾸도록 제한을 뒀다. 설 연휴가 임박한 22~23일에 해당 업무를 시작하는 곳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지점은 22일부터 1인당 5만원권 6장, 1만원권을 20장 교환할 수 있도록 정했다. 은행 직원은 "고객들이 5만원권을 더 선호해서 어쩔 수 없이 5만원권 매수를 적게 매겼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일부 지점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신권 교부 업무를 개시했다. 21~22일 시작하는 곳도 많았다. 영업점의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지점당 1억원에서 2억5000만원 수준으로 신권을 확보한 상태다.

KB국민은행 주요 지점도 신권 배부 시기를 21일~22일로 정했다. 이날 업무를 개시한 서울 목동의 한 지점에서는 1인당 △5만원권 10장 △1만원권 20장 △5000원권 10장 △1000원권 50장으로 한도를 뒀다. 서울 강북구 한 지점은 규모가 작아 개인별로 △5만원권 4장 △1만원권 10장 △5000원권 10장 △1000원권 30장만 받을 수 있다. 서초구 한 지점에서는 고객 방문 현황을 보고 탄력 운용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도 영업점 규모와 성격에 따라 신권 배포 수량을 다르게 정했다. NH농협은행 서울 소재 영업점의 경우 지점별로 5만원권을 5000만원 상당, 1만원권을 1000만원 상당 배부했다. 1인당 제한 매수는 지점장 재량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신권을 드리고 싶지만 수요가 몰려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며 "획일적으로 지침을 정하지는 않고 영업점별 상황에 따라 수량을 정하기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둔 20일,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시중은행에 공급할 설 자금 방출작업을 벌이는 모습./사진=뉴스1설 연휴를 앞둔 20일,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시중은행에 공급할 설 자금 방출작업을 벌이는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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