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日장관, 남성 육아휴가 쓰는 속내는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1.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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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앞두고 2주간 육아휴가 쓰겠다고 발표…저출산 대책 일환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아내 다키가와 크리스텔. /사진=AFP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아내 다키가와 크리스텔. /사진=AFP


일본에서 차기 총리감인 '포스트 아베'로 불리며 주목받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상(장관)이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육아휴가를 쓰겠다고 밝혔다.

15일 NHK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해 결혼 이후 언급했던 육아휴가 계획을 이날 공식 발표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서 남성 육아 휴가를 장려하려는 의도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이기도 한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해 8월 프리랜서 방송인 다키가와 크리스텔(42)과의 결혼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신 소식을 함께 전했다. 그는 "남성의 육아휴가를 위해서는 제도뿐 아니라 사회 분위기를 바꿔나가야 한다"며 자신이 직접 육아휴가를 내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국민을 대신해 일하는 장관인 만큼 육아휴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첫 아이 출산 후 3개월 내에 총 2주간 출산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2주를 내리 쉬는 것이 아니라 단축근무와 재택근무 등을 합해 총 2주간의 육아시간을 확보하겠단 방침이다. 그는 이 기간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활용해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부(副)환경상(차관)이 대신 공식회의 등에 참석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이 실제로 육아휴가에 들어갈 경우 일본 장관으로서는 처음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국회의원이나 장관의 육아휴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내각법에는 '장관이 사고를 당했을 때' 임시 대리를 둔다는 규정만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저출산대책으로 남성 공무원에게 1개월 이상의 육아휴가 사용을 장려할 방침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환경상의 육아휴가 사용에 대해 "민관을 불문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 촉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직장 분위기를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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