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EM' 가까워진 베트남…'이제 빛보나'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1.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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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해 베트남시장은 신흥국펀드 가운데 홀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베트남의 증권법개정으로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네셔널) EM(신흥국시장, Emerging Market)편입에 가까워져 올해는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펀드 22개의 연간수익률은 4.71%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38.51%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고 중국(32.78%), 브라질(27.11%), 일본(19.31%) 등 대부분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올해는 증권법개정으로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26일 베트남 국회는 재무부가 제출한 증권법 개정안을 의결해 오는 2021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의결된 개정안은 △거래소조직 재정비 △증권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불법수입금액의 최대 10배로 강화, 행정제재 외에 형사처벌 부과 △상장사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를 최소 100명 이상의 투자자가 보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핵심으로 꼽힌 외국인지분제한 완화 관련 내용은 증권법에서 제외됐고, 올해 중 세부법령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2015년부터 외국인이 상장사 주식을 100% 소유할 수 있게 했지만 주주총회, 이사회 등의 승인을 받아야해 주식취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시장개방과 제도정비가 국제적인 눈높이를 맞춰가면서 MSCI, FTSE(파이낸셜타임즈 스톡 익스체인지)의 EM지수 편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증권법 개정은 MSCI의 평가항목 중 일부인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증시개방 정도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자료=한국투자증권/자료=한국투자증권

지난해 6월 MSCI의 글로벌 증시접근성 리뷰에 따르면 17개 평가항목 중 베트남은 8개 부문에서 개선이 요구됐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개방정도 △외환시장의 자유화 정도 △주식시장 인프라개선 등이다. 주로 외국인 투자자와 관련된 개선사항이 많아 이번 세부법령이 제정될 시 EM지수 편입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의결된) 증권법의 효력발생일은 2021년이고 편입조건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2022년에 EM지수 편입 전 단계인 워치리스트(편입후보)에 들어가고 실질적으로 MSCI EM지수에 편입되는 건 2022년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FTSE의 경우는 MSCI보다 완화된 규율이 적용돼 올 9월에 MSCI 워치리스트와 비슷한 단계인 'Secondary EM'(세컨더리 이머징마켓) 편입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2020년 중 베트남은 FM(프런티어시장, EM의 아랫단계 지수) 내 비중 1위로 올라서며 추후 EM 편입후보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난 2018년 FTSE는 베트남을 세컨더리 EM의 편입후보에 포함시켰다. 2020년 중 편입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며 베트남의 EM편입 가능성 확대로 선매수 수요 유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MSCI는 미국시장을 근간으로 하는 금융지수 정보제공 회사로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진국, 신흥국, 프런티어 등으로 구분해 지수를 산출한다. 반면, FTSE는 영국에서 출발한 회사로 크게 선진국, 준선진국, 신흥국, 프론티어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지수를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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