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맞보복할까...트럼프의 4개 선택지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1.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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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과 이란간 전면전이냐, 긴장완화냐. 중동이 전쟁 소용돌이에 빠질지 여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으로 넘어갔다.

이란이 8일(현지시간)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이라크내 미군기지 두 곳에 22발의 미사일을 쏘면서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보복을 안할 여지를 줬다는 평가와, 대통령이 앞서 발언대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등 엇갈린 예상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는 크게 4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1. 아무것도 안한다
A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을 타깃으로 삼으면,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한, 불균형적인 방식의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란의 보복시엔 '이란의 52곳'을 공격하겠다고도 했다. 아무런 대응을 안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셈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란의 미사일 발사 직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미국은 이란과 갈등을 해소할 외교적 해법을 찾고있다"고 발언하는 등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게다가 미국측은 이번 공격으로 사상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해, 외신들은 이란이 일부러 보여주기식 대응을 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3일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사살한 이후 '피의 보복'을 천명했지만, 전면전은 부담스러워 보복의 구색을 갖추면서도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미사일 발사 수시간전에 이라크측에 구두 경고를 해 피해 규모가 작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란측도 이번 공격이 자위권 행사이며 전쟁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막상 이란이 보복에 나서자 오히려 낙관론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자신의 트위터에 "모두 괜찮다"면서 "사상자와 피해 평가는 지금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대로 물러선다면 솔레이마니의 죽음이라는 '승리'를 대선 캠페인에서 자랑할 것이라고 ABC뉴스는 전했다.

2.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5000여명 철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이미 이라크 의회도 미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다가 미국측이 이라크측에 철수 계획 서한을 보내는 사고까지 터졌다. 미 국방부측은 서한은 초안이었고, 서명도 없었다며 효력이 없다고 논란을 진화하기에 바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나 재배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다만 미군 철수는 현재 이라크 정세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어 당장 철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3. 이란 경제 제재 강화
미국은 이미 이란에 가하고 있는 경제 제재를 더 강화하는 선택을 할수도 있지만, 이미 금융, 원유, 항공기 관련 거래, 각종 원자재 판매 등 광범위한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제재로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 맞보복
트럼프 대통령이 맞보복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그 수위가 어디까지일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처럼 이란 정부내 고위 관료를 또다시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혹은 이란의 대응방식과 똑같이 이란의 군사기지나 국가 관련 시설을 요격할 수도 있다.

최후의 선택지는 전면전이다. CNN은 이러한 대응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상당히 발생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다고 가정했다. CNN 군사 분석가인 마크 허틀링 전 중장은 "전쟁에 빠지고, 전쟁을 시작하기는 매우 쉽다"면서 "오히려 빠져나오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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