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철수하겠다"? 우왕좌왕 서한 소동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1.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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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보도된 미군 이라크 태스크포스(TF) 책임자인 윌리엄 실리 여단장 명의 서한. 이라크 의회 및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 내 미군 철수를 준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트위터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보도된 미군 이라크 태스크포스(TF) 책임자인 윌리엄 실리 여단장 명의 서한. 이라크 의회 및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 내 미군 철수를 준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트위터


미군의 이라크 철수 관련 서한 보도로 혼란이 인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미군은 이라크를 떠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미군이) 이라크를 떠나는 결정은 어떠한 것이든 내려진 바가 없다"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앞서 AFP·로이터통신 등은 미군 이라크 태스크포스(TF) 책임자인 윌리엄 실리 여단장 명의 서한을 인용해 "이라크 의회와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하며 통합합동기동부대(CJTF-OIR)는 앞으로 수일이나 수주 안에 전진 이동하도록 병력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한은 "통합합동기동부대는 '이라크 밖으로의 이동(movement ouf of Iraq)'을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시행하기 위해 특정 조처가 필요하다"며 "우리의 철수를 요구한 당신들의 주권적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이라크 의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자국에 주둔 중인 외국 군대를 철수토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라크는 자국 영토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사살 작전이 진행된 데 대해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 또한 이튿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해당 결의안을 논의했다.



(팜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군의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이라크와 시리아를 겨냥한 미군의 이번 공습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AFP=뉴스1  (팜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군의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이라크와 시리아를 겨냥한 미군의 이번 공습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AFP=뉴스1
에스퍼 국방장관은 "그 서한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그것이 어디서 나왔는지, 무엇인지 알아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를 떠나겠다는 결정은 없다. 그게 전부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서한은 서명되지 않은 초안이었다. 그것은 실수였다"며 "프랭크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관의 실수다. (서한은) 보내져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밀리 의장은 "서툴게 쓰여 철수를 의미하는 것 같지만, 이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언론에 유출된 이 서한은 이라크군과 합동 조율을 위해 공유한 것일 뿐, 공식 제안서로서 보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약 5200명에 이르는 미군이 IS(이슬람국가) 저지 등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미군의 솔레이마니 사살 작전 이후 이란과 미국 사이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는 수백만 추모 인파가 몰려 '미국에 대한 복수'를 외쳤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례적으로 공개된 자리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지난 4일부터 이란 종교도시 곰, 5일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 6일 테헤란을 거쳐 장례식을 치른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7일 그의 고향인 케르만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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