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제공=삼성
반도체 소·부·장 기업 입장에서 한국의 투자 매력은 크다. 한국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 (78,400원 ▼500 -0.63%), SK하이닉스 (192,000원 ▲1,900 +1.00%) 등 굴지의 수요기업이 모여있는 곳이다. 주로 일본산 소재를 들여오던 한국 반도체 기업이 수출규제 이후 새 공급처를 찾아나선 것은 일본 외 업체들에겐 기회다.
여기에 정부의 소부장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수출규제 이후 공급 안정화가 필요한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주기 지원을 강화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과 정부의 의지를 확인한 해외 기업들의 러브콜도 늘었다.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장비회사 램리서치는 경기 용인시에 반도체 R&D(연구개발) 센터를 세운다고 깜짝 발표했다. 대만의 글로벌 웨어퍼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외투기업 MEMC 코리아는 반도체 핵심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업체 솔브레인이 '트웰브나인(12 Nine, 99.9999999999%)' 수준의 고순도 불산액 대량 생산에 성공하는 등 국산화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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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극일' 성과가 빠르게 가시화하면서 일본의 입지도 좁아질 전망이다. 주요 고객인 한국 반도체 기업에 납품이 불가능하게 된 일본 기업의 피해가 확인되고 있어서다. 일본이 한국 주력 산업을 위협하기 위해 시작한 규제가 힘을 쓰지 못하고 도리어 제 발등을 찍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위기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국내 산업 구조를 바꾸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소부장 분야에서 일부 성과가 나오곤 있으나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준은 아니다"라며 "장기적 자립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