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발 나비효과?···6만원 LTE 요금제, 알뜰폰에선 반값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1.1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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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도매대가, 최대 4%p↓…SKT·KT 도미노 효과 가시화

LGU+발 나비효과?···6만원 LTE 요금제, 알뜰폰에선 반값


알뜰폰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LG헬로비전)를 인수하면서 정부가 제시한 승인조건들이 실행되면서부터다. 도매대가 인하로 월 6만원대 LTE 요금제 혜택을 3만원대 알뜰폰 요금제로 쓸 수 있다. 알뜰폰 가입자도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등과 묶어 요금 할인받을 수 있다.

이 같은 LG유플러스 발(發) 알뜰폰 요금 인하에 SK텔레콤과 KT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알뜰폰 자회사들이 인기 LTE 요금제 가격을 내리고, 도매대가 인하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최고 810만명을 정점으로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알뜰폰 시장이 이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루 5GB 주는 이통사 6.9만원 요금제…알뜰폰 쓰면 반값=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가 이달 초 LTE 유심(USIM) 요금제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음성통화와 문자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하루 5GB(기가바이트)씩 제공하는 LTE 요금제를 월 4만4900원에서 3만9850원으로 낮췄다. 같은 조건의 요금제를 모기업인 LG유플러스에선 이용할 경우, 월 6만9000원 내야 한다. 월 11GB와 기본 데이터 소진시 하루 2GB를 추가 제공하는 월 4만9390원 알뜰폰 요금제 가격도 3만3000원으로 내렸다.

정부가 CJ헬로 인수 조건으로 내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이 적용된 요금 인하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소 알뜰폰 업체인 인스코비도 하루 5GB를 제공하는 요금제의 가격을 기존 5만6000원에서 월 3만9500원으로 인하했다. 인스코비는 이통3사 망을 모두 빌려쓰고 있는 회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CJ헬로 인수조건으로 5G(5세대 이동통신)와 LTE 등 LG유플러스가 출시하는 모든 요금제를 도매 제공하도록 하고, 이통사가 가져가는 도매대가 비율을 낮추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망을 이용하는 모든 알뜰폰 협력사에 5G 요금제 도매 대가는 기존 75%에서 66%로, LTE는 도매제공 의무사업인 SK텔레콤 대비 최대 4%포인트 싸게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또 결합상품 동등 제공 조건도 제시했다. 결합상품 할인은 이동통신 서비스와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을 동일한 회사 상품으로 가입하면 하나로 묶어 이용 요금을 할인해주는 혜택이다. 그간 알뜰폰을 쓰면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알뜰폰으로 옮기지 못했던 족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부터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브랜드 이용자들의 경우, LG유플러스의 IPTV와 초고속인터넷을 함께 쓰거나, 이를 가족결합 등으로 묶으면 이통사와 동일한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인가 조건은 승인과 즉시 발효가 됐고, 미디어로그 요금제도 그런 차원에서 적용된 것”이라고 전했다.


◇무너진 800만 가입자 회복하고 900만 달성할까?= LG유플러스발(發) 승인조건으로 알뜰폰 시장이 얼마나 활기를 되찾게 될 지 관심이다. 지난해 4월 역대 최고 810만명을 찍은 알뜰폰 가입자는 서서히 줄기 시작해 같은해 9월 795만명으로 800만명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에는 786만명까지 가입자 규모가 줄었다.

이통사 대비 부족한 휴대폰 라인업에 이통사 저가요금제가 줄줄이 출시되면서 알뜰폰 경쟁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발 승인조건으로 다양한 요금제와 동등결합상품 출시로 외면했던 이용자들의 발길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 상품 결합 할인을 전면에 내세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M’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는게 업계 평가다. 리브M 역시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알뜰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정부의 유료방송 인수 승인조건으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힘을 받으면서 연내 800만 가입자 재탈환을 넘어 900만 가입자 확보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다.

이 같은 알뜰폰 요금 인하 흐름이 SK텔레콤과 KT도 들썩이게 하고 있다는 점이 더 긍정적이다. LG유플러스 망 회선을 쓰는 알뜰폰 사업자 비중은 아직 15%에 불과하다. SK텔레콤과 KT가 자극을 받아 이 같은 가격 인하 흐름에 동참해야 전체 알뜰폰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가 가장 인기가 높은 월 10GB 안팎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 가격을 미디어로그 등과 비슷한 3만3000원으로 내렸다. KT의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도 동일한 조건의 요금제의 가격을 3만2980원으로 인하했다. 더욱이 KT는 일시적으로 도매대가를 LG유플러스 수준으로 낮추는 프로모션까지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발 알뜰폰 가격 인하 경쟁의 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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