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1년 4월부터 장거리 항공권을 사는 경우 더 많은 마일리지를 내야 하고, 저가 항공권의 마일리지 적립률도 기존 70%에서 25%로 줄어드는 등의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일부 하향 조정되는 이코노미석 적립률의 경우에도 여전히 해외 항공사와 비교해서는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항공사 일반석 적립률을 보면 △영국항공 25~50% △에미레이트항공 15~30% △싱가포르항공 50~100% △일본항공 30~50%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적립률 일부 하향 조정은 지난 2002년 이후 19년 만의 조치"라면서 "대외 마일리지 적립 환경과 해외 항공사 트렌드 등 오랜 기간 누적된 변화에 대해 부분적으로 현실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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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거리를 기준으로 마일리지 공제…'소진 마일리지' 변화
이렇다 보니 장거리 노선의 경우 마일리지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입하면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하게 됐다.
예컨대 인천-라스베이거스·런던·로마·로스앤젤레스 일등석(이하 왕복)은 16만마일리지에서 24만마일리지로, 프레스티지석은 12만5000마일리지에서 16만마일리지로, 이코노미석은 7만마일리지에서 8만마일리지로 늘어난다.
이코노미석을 구매하고 비즈니스석 바꿀 때도 필요한 마일리지도 늘어난다. 인천-뉴욕은 8만마일리지에서 12만5000마일리지로, 인천-시드니·런던·로마·바르셀로나는 8만마일리지에서 11만마일리지로 높아진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일반석의 경우 인하된 노선이 64개로 인상되는 노선(49개)보다 많다고 했다. 7만마일리지를 공제했던 인천-모스크바·호놀룰루는 6만5000마일리지로 줄어든다. 인천-상하이·오사카·타이베이 등도 3만마일리지에서 2만5000마일리지로 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이코노미석 보너스의 공제 마일리지 변동을 최소화하고, 지역별 운항 거리가 비교적 긴 노선에 대해서만 공제 마일리지를 인상했다"고 했다.
"복합결제는 면피용 vs 복합결제 이용해도 마일리지 적립은 그대로"
대한항공은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제외한 항공운임료의 20%를 마일리지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는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최소 이용 한도는 500마일부터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복합결제 비율은 소비자의 자율적 결정에 따르고 소멸된 마일리지를 원상 복구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공동소송 움직임을 보였다. 박현식·김동우·하정림 변호사로 구성된 법무법인 태림 변호인단은 지난 26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하고 소송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도 대한항공이 발표한 마일리지 적립률, 공제 기준 변경안에 대해 "소비자 불만에 유념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사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의 하나로 복합결제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합결제를 통해 구입한 항공권도 전액 현금 또는 신용카드로 구매한 일반 항공권과 마일리지 적립에 있어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 항공권 구매 시에도 부분적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소량의 마일리지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시범운영 기간을 통해 더 나은 혜택과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