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조에도…얼어붙은 글로벌 IPO 시장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12.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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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글로벌 증시가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신규 상장사 수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신규 IPO 수는 전년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1237개를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에 최저치다.



이들이 유치한 자금도 1조888억 달러로 전년대비 10% 하락했다. 역시 3년 만에 최저치다. 사상 최대 규모의 IPO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올해 상장했음에도 총 규모는 줄었다.

특히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신규 IPO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세 지역의 신규 상장사 수는 총 179개로 전년대비 40% 줄면서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영국에서만 전년대비 62% 가까이 떨어졌다.



아시아의 신규 IPO 수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미주 지역은 전년대비 1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FTSE 전세계지수 등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보이는 가운데 IPO 수는 오히려 줄었다며 공개 시장의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IPO 최대 규모 100대기업이 투자자들에게 평균 20.4%의 투자수익률을 안겨줬음에도 IPO 수가 줄어든 것이다. FT는 차량공유업체 우버, 리프트 등 대형 IPO의 부진에도 전반적으로 IPO 시장의 성적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년 간 세계 최대 증시인 미국 증시에서 상장한 기업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글로벌 사모시장은 지난해 총 자산가치가 4조2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동안 5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사모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다 많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재정규율이 더욱 엄격한 IPO를 시행할 필요가 줄어든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제고문은 "그동안 사모시장 쪽으로 시계추가(자본이) 쏠렸다"면서 "(증시 호조로) 공개 시장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지만 사모시장에서 공개시장으로 다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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