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커피' 직접 만드는 베트남…"커피값 오를것"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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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세계 최대의 '인스턴트커피' 원두 수출국인 베트남이 직접 커피 가공에 나선다. 아시아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스위스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최대 로부스타 원두 공급자인 인티맥스그룹은 내년부터 인스턴트커피 상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로부스타는 인스턴트커피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커피 종이다.



인티맥스는 5년 안으로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업계 1위(30.5%)인 네슬레를 제치기 위해 연간 생산량을 현재 5배인 2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도하남 인티맥스 회장은 "인스턴트커피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며서 "우리가 직접 생산하면 더욱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고 해외 시장이 정한 가격에 의존하지 않아도 돼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도 커피 가공 산업 집중 개발을 선언하며 가세했다. 베트남 농무부의 응유엔 주안뚜안 국제협력부 대표는 "베트남은 다음 10년 간 연간 커피 수출 규모를 60억 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가공 커피 생산 비중을 현재 10%에서 30~40%로 늘리면서 예전보다 무가공 원두 수출 비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인스턴트커피는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09년 중국에서 소매 판매된 인스턴트커피 규모는 5억2400만 달러였지만 현재 약 10억 달러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4배인 13억 달러, 필리핀에서는 약 3배인 12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향후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등 동남아 각지에서도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호세 세테 국제커피협회(ICO) 회장은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커피 시장"이라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커피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데, 준비하기 편한 인스턴트커피가 입문자들에게 (커피를) 소개하기에 이상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수출국인 베트남이 직접 커피 가공에 나서면서 인스턴트커피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네슬레, 싱가포르의 올람, 인도의 타타그룹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생산 시장의 70%를 차지한 가운데 현지 업체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인스턴트커피 생산량이 68%(4만톤) 증가한 9만8500톤에 달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베트남 소재 커피가공업체 마스터로스팅서비스사이공의 알렉스 구버 회장은 "이같은 투자에 현지 수요도 오른다"면서 "(가공 커피) 가격을 올려 팔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올해 초 공개한 보고서에서 "인스턴트커피가 개발도상국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커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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