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비전펀드 투자실적.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앞서 지난해 3분기(7~9월) 실적발표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은 최종수익이 7001억엔(약 7조4200억원) 적자를 기록,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비전펀드에서 9702억엔(10조2800억원)의 적자를 본 탓이다. 물론 휴대전화와 통신업 등에서의 성적은 양호해 비전펀드의 손실을 일부 보전하긴 했다.
지난해 5월 상장한 차량공유업체 우버 역시 마찬가지다. 우버는 5월 이후 주가가 급락해 현재는 공모가(45달러)보다 30%가량 빠진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 또한 11억6000만달러(1조350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9억86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에 95억달러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가 왜그 투자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출자 이후 사업이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2015년 창업한 왜그는 시장 점유율이 2017년 1분기 11%에서 지난해 1분기 23%로 수직 상승했으나, 비전펀드의 투자 이후 오히려 경쟁업체에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고, 기업가치는 비전펀드 출자액(3억달러)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로 투자한 중국 핀테크 업체마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핑안보험 산하 핀테크 기업인 원커넥트금융기술의 기업가치가 상장을 앞두고 당초 예상치의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2018년 비전펀드로부터 6억5000만달러(약 7500억원)를 투자받을 당시 원커넥트는 75억달러의 가치로 평가받았으나 현재(26일 종가기준) 기업가치는 34억4100만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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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자신이 직접 "소프트뱅크 그룹에 매우 중요한 투자"라며 자신했던 광산업 투자에서도 쓴맛을 봤다. 소프트뱅크가 2018년 4월 약 80억엔(약 850억원)을 투자해 지분 9.9%를 사들인 캐나다 리튬광산회사 네마스카리튬은 지난달 24일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공급 과잉 우려로 최근 리튬 가격이 폭락하면서다. 비전펀드 투자 직후인 2018년 5월 탄산리튬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8달러였으나 현재는 절반 이상 떨어진 8달러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