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ETF, 내년에도 유망투자상품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9.12.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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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패시브펀드 2.9조 자금 유입, 주식형 ETF 3.2조 몰려

돈 몰리는 ETF, 내년에도 유망투자상품


"변동성 장세엔 ETF(상장지수펀드)가 답?" 올해 증시 변동성 장세 속에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주식형 패시브펀드인 주식형 ETF가 내년 유망투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주식형 ETF의 운용성과가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보다 높아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TF 등 패시브펀드는 목표지수(인덱스)를 선정하고 해당 지수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게 운용하는 펀드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적극적으로 종목을 매매해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패시브펀드와 반대 개념이다.



◆ETF 수익률, 액티브 펀드 압도=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패시브펀드에 올 들어(이하 지난 24일 기준) 2조92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달 평균 2340억원이 넘는 자금이 꾸준히 들어온 셈이다. 올해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에서 30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조를 보인다.

국내 패시브펀드의 자금 유입을 견인한 건 주식형 ETF였다. 국내 패시브펀드 중 주식형 ETF는 연초 이후 무려 3조242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면 코스피200인덱스(-330억원), 주식기타인덱스(-2880억원), KRX300인덱스펀드(-5억원) 등은 모두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같은 자금 유입세는 주식형 ETF 수익률이 액티브펀드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형 ETF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8.3% 수준인데, 이는 같은기간 주식형 액티브펀드(4.1%)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것이다. 통상 변동성 장세 속에서 주식형 ETF가 주식형 액티브펀드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데다 올해 상대적으로 투자비중이 큰 삼성전자, 하이닉스, 네이버 등 대형주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게 수익률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

공형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선임매니저는 "ETF는 상품 특정 상 기초지수를 시가총액 비중대로 추종하면서 적극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코스피200 내 시가총액 비중이 30% 수준인 삼성전자 등 대형주 비중이 높은데, 이들 업종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인 것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주식형 ETF는 당일 종가기준 매매만 가능한 주식형 액티브펀드와 달리 증시에서 특정 시점에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특정 시점에 매매를 통해 수익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올해 코스피의 경우 종가 기준 7.3% 상승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의 코스피200과 코스피50 상승률은 각각 11.8%, 16.4% 수준에 달해 상대적으로 대형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 반도체 등 전기전자 ETF 유망상품..신상품 잇단 출시=그렇다면 내년 ETF 중 유망상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반도체를 필두로 한 전기전자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ETF를 유망상품으로 꼽는다. 전기전자 관련 업종이 업황 개선세에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대표 반도체 ETF의 경우 올해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전체 주식형 패시브펀드 중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는 모두 ETF가 차지했다. 그 중에서 국내 대표 반도체 관련 ETF인 미래에셋TIGER반도체와 삼성KODEX(코덱스)반도체가 각각 연초이후 45% 수준의 수익률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자금 쏠림현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메모리반도체 제품인 D램 현물 가격 반등으로 인한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고 반도체를 제외한 국내 성장주도 업종의 부재 때문"이라며 "때문에 고평가 인식 속에서도 자금 쏠림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 기존 주식형 일반 ETF에 이어 액티브 ETF, 리츠(부동산투자회사) ETF 등 다양한 신상품이 출시될 예정인 것도 주식형 ETF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내년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를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일반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종목과 매매시점을 결정하는 상품으로 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삼성과 미래에셋,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은 리츠 상품을 중심으로 채권 등 안전자산을 혼합한 리츠 ETF 출시를 검토 중인데, 내년 공모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출시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선 내년 해외펀드인 중국 주식형 ETF도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중국 증시 여건이 개선돼 중국 주식형 ETF 수익률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 증시는 최근 미중 간 1단계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와 정부의 규제 완화 여파 등 호재가 잇따르며 자금 유입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증시의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교육과 레저, 유통 등 서비스와 헬스케어, IT(정보기술) 등 분야가 꼽힌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기업 이익, 수급, 정책 여건 모두가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무역분쟁과 관련한 부양책 효과 등 여파로 기업 이익 회복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와 규제 완화로 외국인, 기관의 추가 자금 유입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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