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2.5평짜리 초미니주택. / 사진 = 오진영 기자
"등대 아니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주택 앞. 인근 주민들은 작은 건물 앞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휴대폰을 꺼내 '인증샷'을 남기는 주민들도 있었다. 20년째 근처 H아파트에 거주 중인 주민 정 모씨(52)는 "며칠 안 지나다니다 와 보니 갑자기 뚝딱 하고 건물이 생겼다"면서 "시에서 만든 기념물 같다"고 말했다. 바로 앞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 중인 이 모씨(31)는 "마을 명물이 될 것 같다"며 "등대 같기도 하고 관리사무소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주택은 2.5평(8.26㎡)짜리 '초미니 주택'이다. '협소 주택(10평 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면서 올해 초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던 이 주택은 실제로 사람이 거주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양측에 20층이 넘는 아파트들을 끼고 있으며, 도보 5분 거리에는 최강창민·원빈 등이 거주해 이목을 끌었던 초고가 S아파트가 위치하고 있다. 어쩌다 고층 아파트 사이로 '초미니 주택'이 자리를 차지하게 됐을까.
협소주택 전경. (네이처 하우징 제공) / 사진 = 오진영 기자
김 대표에 따르면 해당 주택은 콘크리트나 금속보다 높은 단열 성능을 가진 목조 주택이다. 가뜩이나 작은 면적 덕에 적게 들어가는 냉·난방비를 더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공사 부지 자체가 매우 작아 자재를 주변에 보관할 공간이 없었는데, 가벼운 목조 주택이라 외부에서 조립한 뒤 해당 부지로 옮겨올 수 있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하루 아침에 '뚝딱'하고 집이 만들어진 셈이다.
공사중인 2.5평 주택 내부 전경.(네이처하우징 제공) / 사진 = 오진영 기자
김 대표는 "1달 정도가 지나면 인테리어가 끝나 사람이 살 수 있는 주택으로서의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면서 "1평당 600만원 정도의 건축비가 들었다. 모두 완공하면 평균 4000~5000만원 정도의 건축비가 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저렴한 건축비에도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협소 주택'이 '주거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처하우징 김한 대표. (네이처하우징 제공) / 사진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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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관청에 따라 다른 허가 기간이나 건축주의 취향 문제인 디자인 기간을 제외하면 해당 주택은 두 달이면 새롭게 지을 수 있다. 해당 주택도 내장재나 계단을 마감하는 절차만 거치면 완공된다. 김 대표는 "직접 살다 보면 생각 외로 큰 공간이 주는 행복보다 작은 공간이 주는 행복이 클 때가 있다"면서 "큰 주택만 '진짜 집'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