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위기 뚫고 재선할 것…증시엔 호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2.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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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RBC, 주식 투자자 119명 설문조사…트럼프 탄핵안, 상원 통과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할까? 적어도 미국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며 이는 미국 주식시장에 호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월가가 내년까지 주식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18일(현지시간) RBC(캐나다왕립은행)가 발표한 12월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비롯한 주식 투자자 119명 가운데 76%가 재선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설문조사 당시 66%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반면 민주당의 내년 11월 대선 승리를 전망한 투자자는 24%에 불과했다. 지난 9월 당시 34%보다 하락한 것이다.

RBC는 "응답자 가운데 3분의 2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란 응답은 4%에 불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대신 민주당의 급진 성향 후보가 집권할 경우 증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판단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 경우 2기 행정부에서도 추가 감세와 경기부양 정책이 추진될 것이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2기 행정부에서 △무역전쟁 확대 △감세 2.0.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교체 등이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서 급진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13%로 지난 9월(39%)에 비해 크게 줄었다.

RBC는 민주당 경선 결과를 점치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주도의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등 2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혐의에 대해 각각 표결이 진행되며 하나만 통과돼도 다음 절차로 상원에서 탄핵심판이 열리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현재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에 찬성하는 의원을 218명, 반대하는 의원을 198명으로 집계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하원 재적의원 431명 중 과반, 즉 216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그러나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집권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점한 상원에서 탄핵이 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통령 탄핵에는 상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의 의석 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러분은 내가 오늘 급진좌파들로부터 탄핵소추당할 것이란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라며 "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끔찍한 일이다. (탄핵소추안) 내용을 읽어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다른 대통령에게 반복돼선 안 된다. 기도하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 이유에 대해 자신은 책임이 전혀 없다며 "미국의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불명예스럽고 우리나라에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낸 6쪽 분량 서한을 통해선 "이번 탄핵은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하려는 쿠데타"라며 "당신은 대통령인 나뿐만 아니라 전체 공화당을 상대로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7.88포인트(0.10%) 떨어진 2만8239.2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1.38포인트(0.04%) 내린 3191.1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8포인트(0.05%) 오른 8827.73를 기록했다.

애건자산운용의 프랭크 리빈스키 수석전략가는 "미중 무역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라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1단계 무역합의 등의 소식만으로도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내년에도 5% 안팎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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