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0일 일본재단이 공개한 이 조사는 한국, 일본,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9개 나라의 만 17~19세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기간은 9월27일~10월10일. 주제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식'입니다.
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스스로 국가나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질문에 일본 청년은 18.3%만이 "예"라고 했습니다. 8위인 한국(39.6%)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중국(65.5%), 미국( 65.7%)과는 매우 큰 차이를 보입니다. 사회문제에 관심도 적지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는 더 낮습니다.
일본의 17~19세들은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9.1%로 다른 나라(한국 49.1%, 중국 89.9%, 미국 78.1%)보다 크게 낮았고, "책임있는 사회의 일원"이라고 한 쪽도 44.8%로 역시 상대적으로 적습니다.(한국 74.6%, 중국 96.5%, 미국 88.6%)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일본에서는 일본사회의 무력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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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그는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희망의 격차'를 주제로 한 해당 기사에서 젊은이들이 앞선 세대의 모습을 보면서 냉정하게 미래의 위험을 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과거에는 직장에서 때가 되면 승진하고 월급도 느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데,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겁니다.
일본경제가 절정이던 1987년 내각부 조사에서 "앞으로 수입과 자산에 불안을 느낀다"는 20대는 11.5%였지만, 2012년에는 32.1%로 껑충 뛰었습니다. 그 사이인 1990년대 말, 아시아를 휩쓴 금융위기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쳐 대기업과 금융사가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비정규직이 늘었고, 이 시기를 전후로 비정규직 또는 프리터족(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으로 사회에 진입한 젊은이들은 정규직이 되지 못한 채 사회생활을 이어갑니다.
야마다 교수가 이름 붙인 '패러사이트 싱글'은 1990년대 초반 20대 회사원이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점 독립이 어려운 30~40대 패러사이트 싱글이 늘어났습니다. 앞선 설문조사에 응한 지금의 젊은이들(17~19세)은 과거 젊은이들이 어떻게 중년이 돼가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뉴스에선 연금에 대한 불안한 소식이 들립니다.
늘어난 주거비 젊은층의 생활이 이전보다 팍팍해진 것은 일본정부의 보고서에서도 나타납니다. 지난해 내각부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5~39세 나홀로가구의 소비 내역에서 주거비 비중은 1984년에 비해 두자릿수 퍼센트로 가장 크게 늘어났습니다. 반면에 외식비 비중은 많이 줄었습니다. 보고서는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과 일본의 버블붕괴 이후 기업들이 사택·기숙사 제공, 주택비 지원 등 복리비를 줄인 것을 이유로 분석합니다.
야마다 교수는 과거 젊은이들은 '현실엔 불만, 미래는 낙관'이었는데, 지금은 '현실 만족, 미래 비관'으로 정반대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그는 노력해도 안 된다, 사회는 바꿀 수 없다 등으로 이들의 비관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사회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회에서 실패를 경험한 이들이 궤도에서 튕겨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일본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와 같지는 않습니다만, 비정규직·주거비 문제 등 처한 상황에는 비슷한 점들이 보입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한국 청년들의 반응도 밝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현상에 눈길이 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