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피아이 외에도 소부장 종목의 선전이 잇따라 눈에 띈다. 광통신 패키지 등을 제조하는 메탈라이프도 최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290.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가 밴드(1만500~1만3000원)의 최상단인 1만3000원에 형성됐음은 물론이다. 이외에도 구동·현가장치 등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센트랄모텍이 862.63대 1, 풍력발전용 베어링 전문업체인 씨에스베이렁이 1246.86대 1, 산업용 사물인터넷 장비 제조사인 티라유텍이 1240.9대 1의 수요예측 겨쟁률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올 4분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34개사 중 경쟁률 하위 10개사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속한 종목이 6개에 이른다. 신테카바이오(75.61대 1) 제이엘케이인스펙션(69.81대 1) 티움바이오(37.3대 1) 리메드(24.76대 1) 제테마(12.41대 1) 등이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경쟁률을 받은 데다 공모가 역시 밴드 하단을 밑도는 수준에 결정된 대표 종목들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소부장 종목은 증시에서 소외되는 대표 업종으로 꼽혔다. 이미 증시에 상장된 동종업계 종목들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공모가 자체가 낮은 수준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상장절차 간소화 등 각종 증시 관련 제도의 혜택에서도 소외돼 왔다는 이유도 있었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은 과거 수년간 주요 종목들의 기술이전 성과 등이 하나둘씩 가시화되면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상태에 있는 종목이라도 높은 몸값을 받는 게 정당화되곤 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신라젠 등 주요 바이오종목에서의 임상실패 악재가 잇따르면서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며 "바이오가 아니라더라도 실적가시성이 낮은 종목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평가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소부장 업종은 일본과의 무역갈등 본격화 이후 산업육성 정책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동종업계 상장종목의 주가도 재평가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내년 공모주 시장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