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지연되자 기다리던 승객들이 여성 버스기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게시글. 현재 해당 승객들이 탑승한 정류장은 운행이 중단됐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버스가 늦었다고 갑질한 주민들'이라는 글과 함께 경기도 광주시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공지문 사진이 올라왔다. 자신을 버스 탑승 승객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버스가 왜 안 오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어서 올린다"면서 "오늘 차가 막혀서 2번 버스가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할머님·아주머니 등 승객들이 타면서 뭐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게시자는 "XX 정류장에서 탑승한 어떤 아저씨가 버스를 운전하던 여성 기사분에게 '시간 좀 잘 지키라. 신고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병X가 시간을 잘 지켜야 할 거 아니야'고 계속 욕을 하셔서 여성 기사분이 울면서 운전을 멈췄다. 그래서 당분간 2번 버스가 XX 정류장에 안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글과 같이 게시된 사진에서는 XX정류장 인근 아파트의 '승무원-주민 싸움으로 인해 XX정류장에 서지 않으니 다른 정류장을 이용하라'는 관리사무소 안내문이 담겼다.
누리꾼은 "짜증난다던 여학생·별걸로 다 운다는 할머님·이 시간에 멈추면 어쩌냐며 화내던 아주머님들 보고 있나"면서 "요즘 버스 기사들은 정신무장이 안 되어 있다던 아저씨나 '미친X가 울고 지X야'하던 학생들. 평소에도 짜증과 화를 달고 살던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알고 있기에 이번 사건이 터질 게 터졌다고 본다. 안 그래도 힘들게 유턴해서 들어가야 하는 코스를 굳이 운영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됐는데 이번 기회에 해당 정류장을 없애자"고 지적했다.
유턴하여 들어간 후 나와야 하는 현행 노선(빨간색)과 사건 이후 바뀐 노선(파란색). / 사진 = 카카오맵
해당 정류장이 위치한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버스기사를 향해 욕설을 내뱉고 위협적인 행동을 한 사람이 우리 아파트 주민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버스 회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버스회사에서 당분간은 해당 정류장을 운행하지 않겠다고 해 주민들께 '불편하시더라도 대로(농협)근처로 나가서 버스를 타시라'고 안내드렸다"고 밝혔다.
버스를 운영하는 G고속의 관계자는 "버스 기사의 정보는 개인 인적사항이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 없다"면서도 "욕설을 들은 버스 기사분은 현재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아직 (버스 운행을 재개하는 등의)변경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