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고 생각한 곳에서 신한금융 회장까지…'연임' 조용병 누구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12.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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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이 신한금융그룹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차기 회장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뉴스1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이 신한금융그룹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차기 회장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뉴스1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한금융에서 비주류로 통했다.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한금융에서 마지막 자리라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조 회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으로 복귀했고 2017년에는 신한금융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 '법률 리스크'라는 외부 변수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1957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하면서 신한금융과 연을 맺었다. 신한은행에서 인사부장, 기획부장 등 주요 부서를 거쳤고 뉴욕지점장, 글로벌 사업담당 전무 등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전문가로 통한다.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도 역임해 영업에 대해서도 밝다.

2015년 위성호 당시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당시 신한생명 사장 등과 경쟁해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이 '포스트 한동우'로 조 회장을 꼽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조 회장은 '신한사태'에서 가장 자유로운 인물이다.



조 회장의 별명은 ‘엉클(Uncle)조’다. 옆집 삼촌처럼 친근하게 직원들에 다가가 허물없이 소통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분위기가 경직됐다 싶으면 건배사로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읊기도 한다. 신한은행장 시절엔 평소 좋아하는 도종환 시인의 시 ‘담쟁이’의 한 구절을 건배사로 인용했다. 방문하는 지역에 맞춰 노래도 바꿔부른다. 부산에 방문할 때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나 '부산 갈매기'를, 호남 지역에선 '남행열차'를 부른다.

직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술도 잘 활용한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마시는 '화합주'는 조 회장의 트레이드마크다. 화합주는 마지막 사람이 남은 술을 다 마셔야 하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조 회장은 스피드를 강조한다. 신한은행장이 되자마자 '스피드 경영'을 주문하면서 대면 보고를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대면 보고 시간을 5분내로 짧게 줄였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후배들에게 이를 강조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중도에 포기하는 모습을 가장 싫어한다"며 "디테일이 강하다"고 말했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다. 기본과 원칙에 어긋난 행동에 대해선 따끔하게 질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연임에 도전하면서 "원점에서 다시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회장은 이날 면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원점'의 의미에 대해 "여러가지로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기본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의 지시로 신한 쉬어로즈(SHeroe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 쉬어로즈는 여성의 ‘She’와 영웅의 ‘Hero’를 합성한 말로 그룹차원의 체계적인 여성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해 3월 만들어졌다.

조 회장은 달리기로 자기 관리를 한다. 마라톤광으로 46세 이후 마라톤 풀코스를 10번 완주했고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주변을 달린다. 최근 재판을 받을 때에도 법원에서 한강까지 달리면서 생각을 정리하곤 했다.

◇약력
△1957년 대전 출생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 △1984년 신한은행 입행 △신한은행 미금동지점장 △신한은행 세종로지점장 △신한은행 인사부장 △신한은행 기획부장 △신한은행 강남종합금융센터 센터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경영지원그룹 전무 △리테일 부문장 겸 경영추진그룹 부행장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은행장 △신한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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