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서정용·이종후·배혁·박단비…文 눈물참으며 "깊은 존경"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12.10 10:38
글자크기

[the300]"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다"

[대구=뉴시스]박영태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훈장을 추서하고 묵례를 있다. 2019.12.10.  since1999@newsis.com[대구=뉴시스]박영태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훈장을 추서하고 묵례를 있다. 2019.12.10.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대구 계명대에서 진행된 독도 소방헬기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목이 메인 채 추도사를 읽기 시작했다. 눈은 충혈돼 있었다. 눈물을 참는다고 일부 대목에서는 말을 더듬었다.

문 대통령은 고(故) 김종필, 서정용, 이종후, 배혁, 박단비 다섯 명의 대원을 일일이 거론하며 "영웅"이라고 불렀다. 특히 대원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참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문 대통령은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다"며 "또한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이 김종필, 서정용, 이종후, 배혁, 박단비 대원의 삶을 되돌아본 추도사의 한 대목이다.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국민들은 재난에서 안전할 권리,
위험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소방관들은 재난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들에게
국가 그 자체입니다.

국민들은 119를 부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조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인들은 국가를 대표해 그 믿음에 부응했습니다.


김종필 기장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입니다.
끊임없이 역량을 기르면서
주위 사람들까지 알뜰히 챙기는 듬직한 동료였고,
세 아이의 자랑스러운 아버지였습니다.

서정용 검사관은 국내 최고의 대형헬기 검사관입니다.
후배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탁월한 선임이었고,
아들과 딸을 사랑하는 따뜻한 가장이었습니다.

이종후 부기장은 ‘닥터헬기’ 조종 경험을 가진
믿음직한 조종사이자,
동료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항공팀 살림꾼’이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둘째 아들을 먼저 잃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너무나 귀한 아들이었습니다.

이곳 계명대를 졸업한 배혁 구조대원은
결혼한 지 갓 두 달 된 새신랑입니다.
해군 해난구조대원으로 활약한 경력으로 소방관이 되어,
지난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돼
힘든 수중 수색 업무에 투입됐던
유능하고 헌신적인 구조대원이었습니다.

박단비 구급대원은
늘 밝게 웃던 1년 차 새내기 구급대원이었습니다.
쉬는 날 집에서도 훈련을 계속하면서,
만약 자신이 세상에 진 빚이 있다면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갚겠다고 했던
진정한 소방관이었습니다.

다섯 분 모두 자신의 삶과 일에 충실했고
가족과 동료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주었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한 헌신이
생사의 기로에 선 국민의 손을 잡아준 힘이 되었습니다.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습니다.
또한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