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 쓰세요" 착한금융 '임팩트 핀테크' 뜬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9.12.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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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중간정산·가불 '엠마우스'·청년 소액대출 '크레파스솔루션'·외국인 노동자 송금 '센트비'

"필요할 때 쓰세요" 착한금융 '임팩트 핀테크' 뜬다


금융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핀테크에 사회적 책임을 더한 '임팩트 핀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저소득·저신용자를 돕는 '착한금융'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바워치·페이워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엠마우스'는 지난달 씨티케이인베스트먼트, 비티씨인베스트먼트, 원앤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VC)로부터 8억원 규모의 초기투자(프리시리즈A)를 유치했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근로자를 위한 핀테크 서비스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엠마우스는 근로자와 고용주 간 간편 계약과 근로시간 인증 기술을 통해 일한 시간만큼 급여를 중간정산 받을 수 있는 '급여 지급서비스'를 개발했다. 근로자는 알바워치로 자신의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고용주는 페이워치로 정확하게 인건비를 관리할 수 있다. 연내 신규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3일, 7일 등 일정 시간만큼 일하기로 계약을 하고, 이에 해당하는 급여를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가불 정산' 기능이다.
엠마우스의 '알바워치', '페이워치' 서비스 /사진제공=엠마우스엠마우스의 '알바워치', '페이워치' 서비스 /사진제공=엠마우스
최천욱 엠마우스 대표는 "근로시간 인정이나 급여 지급 등 시간제 근로자와 고용주간 생길 수 있는 분쟁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급전이 필요한 근로자가 고금리 대출 대신 이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부분이 기존 급여 핀테크 서비스와 가장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청년층 등을 위한 임팩트 핀테크도 있다. 크레파스솔루션은 올해 초 금융 관련 기록이 없어 '신용불량' 딱지를 달게 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개인간 거래(P2P) 대출 플랫폼 '청년 5.5'를 선보였다.



자금이 필요한 20~39세 청년이 대출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P2P 투자상품 형태로 플랫폼에 올리고, 이를 본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준다. 투자자는 대출 신청자의 △기존 신용등급 △대안신용등급 △부채 상황 △상환 계획 등을 따져서 최소 10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대출 금리는 5.5%다. 투자자는 수수료 2%를 뗀 3.5%의 이자 수익을 가져간다.

"필요할 때 쓰세요" 착한금융 '임팩트 핀테크' 뜬다
기존 P2P 대출과 다른 점은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 방식이다. 기존 금융권 신용평가는 1등급부터 10등급으로 나뉘는데, 대학생이나 사회 경험이 없는 청년들은 대부분 4~6등급에 해당한다. 고금리 대부업체 등이 아닌 은행에서는 대출을 받기 어렵다. 대안신용평가는 금융 기록이 아닌 스마트폰 사용기록을 분석한다. 메시지 수신 대비 발신 비율, 배터리 충전 상태, 앱(응용 프로그램) 업데이트 주기 등 주기적으로 300여개의 스마트폰 사용 정보를 분석해 상환 가능성을 평가한다. 금전적 상황 대신에 개인 태도나 습관 등을 따져보는 셈이다.

센트비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맞춤한 금융서비스를 만들었다. 기존 은행 송금 대비 최대 90% 저렴한 송금서비스로 국내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태국, 파키스탄 등 17개국에 송금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평균 1시간 이내에 수취가 가능하다. 올해 10월 기준 누적 송금액은 3600억원에 달한다.


"필요할 때 쓰세요" 착한금융 '임팩트 핀테크' 뜬다
센트비는 수취방법도 다양화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돈을 보내는 지역이 은행 지점 같은 금융시설이 부족하거나 없을 수 있어서다. 은행 계좌 외에도 전당포, 픽업센터, 홈딜리버리, 카드 등 대체 수단을 통해서 송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송금 서비스 외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실이나 한국 생활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임팩트 핀테크는 생활 속 편의성을 넘어 금융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기존 금융권과는 다르게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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