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하명수사 의혹' 수사 바닥다지기 속도…'키맨' 소환임박

뉴스1 제공 2019.12.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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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관·송병기 이어 김기현 측 비서실장 이틀째 조사
백원우·황운하 등 '키맨' 조사할듯…포렌식은 진행중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 News1 허경 기자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下命)수사' 의혹과 관련해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과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이번 의혹의 실체를 알고 있을 '키맨'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검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송 전 부시장에 대한 추가 소환도 이뤄질 수 있다"며 "다른 관계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에 대한 소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첩보를 보고받아 반부패비서관실로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백 전 민정비서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 수사를 이끌었던 황운하 청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 이른바 '윗선'의 핵심 관계자의 소환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날 오후 12시께부터 황운하 청장을 고소한 박 전 실장을 불러 송 부시장이 자신의 첩보로 시작된 수사에서 참고인으로 직접 나선 것을 알게 된 경위 등 선거 개입을 둘러싼 의혹의 배경을 대해 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실장은 전날 저녁에 이어 이틀째 고소·보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실장은 조서실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과거 경찰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진술을 받으면서, 조서에 적절한 이유 없이 가명을 사용했는데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이제는 황운하 청장이 직접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송 부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송 부시장을 상대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관련 정보를 전달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 소환 당일 시청 사무실과 자택,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제보를 송 부시장으로 접수한 문 전 청와대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소환 조사 외에도 숨진 '백원우 탁감반' 출신 검찰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장치 해제를 통해 추가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보안이 까다로운 애플사의 '아이폰X'라 6일째 잠금 해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서 포렌식을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첩보 전달 경위는 청와대와 송 부시장의 해명이 엇갈리는 지점이자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가르는 핵심이다. 청와대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 관련 비리 첩보를 수집해 수사기관인 경찰에 이첩했다면 김 전 시장 낙선을 목적으로 '하명수사'를 벌였다는 선거 개입 혐의는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에 따르면 송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2017년 10월 문 전 행정관에게 스마트폰 SNS를 통해 김 전 시장 관련 비리를 제보했다. 문 행정관이 요약·정리한 제보 문건은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보고됐다.

반면 송 부시장은 "정부에서 여러 가지 동향들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서 알려줬다"며 "청와대실 모 행정관과 통화를 하다 울산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측근비리가 언론에 많이 떠돈다는 일반화된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송 부시장으로부터 SNS를 통해 제보를 받았다는 청와대 발표 내용과 배치되는 해명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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