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200와트급 질화갈륨 전력소자 국산화 '쾌거'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19.12.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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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레이더·선박 및 위성통신·차세대 이동통신 등 활용… 일본 수출 규제 대응에도 큰 도움

국내 연구진이 군사용 레이더 및 이동통신 기지국에 주로 쓰이는 고출력 전력소자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S-대역 200와트(W)급 질화갈륨 전력소자(GaN)'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소자 설계부터 공정은 물론, 측정 및 패키징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이룬 성과다.

S-대역 200W급 GaN 전력소자 웨이퍼./사진제공=ETRIS-대역 200W급 GaN 전력소자 웨이퍼./사진제공=ETRI


'S-대역'이란 4GHz 주파수 대역을 의미한다. 해당 주파수는 주로 레이더 장비와 같은 곳에 많이 사용하며 민간에서는 5G 이동통신,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통신 등에 활용된다.



레이더 장비는 장거리 표적을 탐지하는 핵심 기술로 정밀한 탐지 및 추적 성능을 위해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기존 장비 전력을 제어하는 부품으로 진공관이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수명이 짧고 발전기 등 큰 부속 장비가 필요해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로 인해 고출력, 고전압, 고효율의 특성을 지니는 질화갈륨 전력 소자가 차세대 반도체 핵심재료로 최근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관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아 국내 군수, 방산, 민간업계에서는 그간 전량 외산 장비를 수입해 사용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이 전력반도체 및 집적회로 등에 대해 수출 규제로 대응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ETRI는 지난 4년간 노력 끝에 미국 울프스피드(Wolfspeed)나 일본 스미토모(Sumitomo) 등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와 대등한 성능을 나타내는 S-대역 200와트 전력소자 칩을 개발해 냈다. 연구진은 한 개의 0.78mm x 26mm 크기의 전력소자 칩을 패키징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 기술은 150W급 이상 높은 시스템 출력을 필요로 하는 레이더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용 고출력 레이더 뿐 아니라 민간 선박, 위성 통신 레이더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고출력 전력소자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 선박용 및 차량용 레이더, 위성통신 등 활용범위도 넓다.

이 연구원의 강동민 RF/전력부품연구실장연구진은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질화갈륨 전력소자 전체 시장은 내년 약 630억 달러로 예측돼 관련 산업 전망도 밝다" 며 "이 기술 개발로 외산 장비 의존도를 줄이고 일본 수출 규제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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