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은 어떻게 엔터주 최선호주가 됐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12.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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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악화로 저점 기록 후 50%넘게 올라…실적+주주친화정책 기대

슈퍼엠/사진=SM엔터테인먼트슈퍼엠/사진=SM엔터테인먼트


한·일 관계 악화로 급락했던 엔터주들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특히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한 에스엠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가 회복세에 증권업계는 엔터주 최선호주로 에스엠을 꼽고 있다. 회사가 주주친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회복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오전 10시 40분 에스엠은 전 거래일보다 550원(0.39%) 오른 3만8550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26일 기록한 저점(2만7000원) 대비 주가가 50%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은 다시 9000억원을 넘어섰다.




3분기 실적 바탕으로 끌어올린 주가, 2020년 기대감도 UP

에스엠은 올해 초 버닝썬 사태와 실적 부진이 겹치며 주가가 하락했다. 1,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71.9%, 61.3%씩 역성장한 것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실적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며 8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3분기 호실적이다. 에스엠은 3분기 매출액 1735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4% 성장했는데,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155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는 음반 판매량 증가 등에서 기인한다. 3분기 국내 음반 판매량은 142만장(전년 66만장)이었다. EXO 유닛들과 NCT드림, 레드벨벳 등의 음반 발매 효과였다. 음원 수출도 고성장했고, EXO 글로벌 투어 16회 등이 반영됐다.

상장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SM C&C가 영업이익 25억원(전년 4억원)을 기록했는데, 대한항공 등 비계열 광고주의 집행액이 증가하면서 광고부문 이익률이 개선됐다.

4분기 및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슈퍼주니어 컴백과 동방신기, EXO의 일본 투어로 290 만장의 국내 앨범 판매와 60만명 수준의 일본 공연 모객을 달성하며 견조한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슈퍼M 미국 공연이 11월에 5회 진행되고 "지난 23일 팬미팅을 시작으로 WayV 중국 활동도 본격화된다"며 "초반부터 빠르게 형성된 양 팀 팬덤의 수익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인 데뷔도 앞두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역대 최대 신인 데뷔 모멘텀(국내 신인 남녀 각 1팀, 글로벌 1팀)을 감안하면 (에스엠이)가장 비싸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엠 둘러싼 주주행동주의 움직임, 주가에는 호재



KB자산운용은 최근 에스엠 지분율이 8.38%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KB자산운용은 종전 3대주주인 한국투자신탁운용(지분율 8.36%)을 밀어내고 이수만 에스엠 회장(18.74%), 국민연금(9.93%)에 이어 3대주주에 올랐다.

KB자산운용은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로, 앞서 에스엠에 이수만 회장 개인회사에 거액의 자문료를 지불한 것을 문제삼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당시 에스엠은 이를 거절했으나 이후 기관들은 꾸준히 에스엠 지분을 확대해왔다. KB자산운용의 지분 확대는 내년 주총을 앞두고 에스엠에 또한번 주주행동주의 바람이 불 것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주요 기관투자가의 지분율 합계는 36.6%로 이 회장보다 훨씬 많다. 이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에스엠이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한 검토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 중임에 따라 배당, 자사주 매입 등 향후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주주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에스엠이 주총 시즌 이전에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비효율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에스엠의 목표가를 일제히 높였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5만7000원)을 제시한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원 실적 성장, 북미 타겟 글로벌 전략, 중국 현지 매니지먼트 성과 등 엔터 펀더멘털 본업에서 가장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도 최선호주로 에스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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