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양보했다…1단계 무역협상 끝나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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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지적재산권 문제 진전, 1단계 무역협상 타결에 도움"…"기존 관세 철회 가능성 낮아 경제에 도움될지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금까지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내놨지만, 그걸로는 미국의 합의문 서명을 끌어내기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진정한 진전은 얘기가 다르다. 1단계 무역협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데이비드 메이든 CMC 애널리스트)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에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약 1년반 전부터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1단계 무역협상을 마무리짓고 기존 추가관세 철회를 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승부수다.



중국의 양보로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일제히 갈아치웠다.

◇중국,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가이드라인 발표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0.85포인트(0.68%) 오른 2만8066.4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3.35포인트(0.75%) 상승한 3133.6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12.60포인트(1.32%) 뛴 8632.49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또 한번의 새로운 기록이다. 즐겨라(Enjoy!)"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여기엔 특허와 저작권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기업 비밀과 소스코드 등에 대한 보호 수준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위해 중국이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대해 해결 노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은 기존 추가관세 철회를 1단계 무역합의의 조건으로 내세워왔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강제 기술이전 방지 등을 추가로 요구해왔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협상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연말까지 체결되길 바란다"며 "나는 여전히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NTL FC스톤의 유세프 압바시 이사는 "미중 무역협상에 지나친 기대를 걸어도 될지 개인적으론 의문스럽다"면서도 "그럼에도 시장은 잠재적인 협상 진전을 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관세 철회 가능성 낮아"

매머드급 M&A(인수·합병)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이날 미국 증권사 찰스슈왑은 온라인 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를 총 260억달러(약 30조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이는 TD아메리트레이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주가에 약 17%의 웃돈(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이 소식에 TD아메리트레이드와 찰스슈왑의 주가는 각각 7%, 2% 정도 뛰었다.

같은 날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 인수에 합의했다. 인수 대금은 162억달러(약 19조원)에 이른다. 이날 티파니 주가는 6%, LVMH 주가는 2% 이상 올랐다. 통상 대규모 M&A는 경쟁사들의 연쇄 M&A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이사예 대표는 "시장은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로 더 이상 무역전쟁이 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그러나 기존 추가관세가 대폭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반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그들(중국)은 (관세) 철회를 원한다"면서 "나는 아무 것에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어느 정도의 철회를 원한다. 완전한 철회는 아니다"라며 "그들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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