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 넷플릭스 지분 투자 5%만 받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11.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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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3년간 21편 공급계약으로 OTT전쟁 '실탄' 확보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사진제공=스튜디오드래곤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사진제공=스튜디오드래곤


글로벌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3년간 콘텐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업계에선 스튜디오드래곤이 안정적으로 제작비를 확보하고 콘텐츠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투자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41,050원 ▲150 +0.37%)은 22일 오전 11시 13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2700원(3.24%) 내린 8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소폭 조정을 받고 있지만 회사 주가는 전날 8.31% 급등한 바 있다.



CJ ENM (76,600원 0.00%)은 전날 넷플릭스에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4.99%(140만주) 매도권을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행사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이며 최종 지분 인수는 행사 시점 협의된 가격으로 성사될 예정이다.

이날 회사는 넷플릭스와 3년간 21편 이상 드라마 제작·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과 방송 편성작의 방영권 판매가 포함되며, 이는 올해까지의 구작 판권 판매는 고려되지 않은 최소 숫자다.



증권업계에선 글로벌 OTT가 대거 론칭을 앞둔 시점에 체결된 이번 계약을 반기는 분위기다. 올 연말을 기점으로 애플TV+, 아마존, 디즈니, AT&T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셜 등이 OTT 사업자로 뛰어들 예정이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제작·판매 계약을 통해 회사는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작품을 판매하고 제작비를 늘릴 수 있다"며 "연간 7편(하단)의 제작·판매는 기존 가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일정 편수의 오리지널 제작과 방영권 판매가 보장되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적 시도와 대규모 제작비 투입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영권료율(리쿱)과 오리지널 제작 마진 또한 기존보다 높은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프로젝트 수익성이 상향평준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글로벌 OTT 경쟁 초기부터 회사의 제작력을 알릴 기회로도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하·곽호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스튜디오드래곤 입장에서 취할 건 제대로 취한 계약"이라며 "넷플릭스와 최소 3년간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고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으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제작, 유통할 폭넓은 기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넷플릭스의 보유 지분이 4.99%인 점을 감안하면, 지상파, 기타 OTT 등으로의 판매에 제약을 받을 수준은 아니어서 추가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계약의 지분 규모가 4.99%로 한정된 이유에 대해 신규 고객사 확장 가능성을 지킨 적절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와의 연간 7편 제작 계약은 회사 제작 역량의 18% 수준에 불과하다"며 "향후 타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수요에 무리없이 대응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은 2021년 이후로 예상되는 디즈니+, 애플TV의 진출 전 2년 간 안정적인 제작비를 확보했다"며 "특히 OTT 사업자의 아시아 드라마 제작사 수급 측면에 있어 스튜디오드래곤의 레버리지가 높을 수 밖에 없어 넷플릭스향 리쿱(제작비 지원) 비율이 기존 대비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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