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은 이낙연…부산서 광폭행보

머니투데이 부산=박준식 기자, 안재용 기자 2019.11.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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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조선지구·부산 괘내마을 찾아 지원 약속…韓·아세안 정상회의 안전대비도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국가 대테러종합훈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국가 대테러종합훈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목요일 오후 2시 부산 사상구 괘내마을 살리기 프로젝트 현장. 오거돈 부산시장이 마을 행복센터에서 이름이 새겨진 액자 선물을 받자 기뻐하면서 "이게 다 우리 총리님 덕분"이라고 함께 자리한 이낙연 국무총리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이 총리가 빙긋이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우리 오 시장님, 오씨와 이씨의 관계가 뭔지 아나요. '오비이락(까마귀 날짜 배 떨어진다는 한자성어)'이라고요. 오씨가 비상하면 이씨가 추락한다는 겁니다. 껄껄"



괘내마을을 방문한 이 총리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이 총리 친동생이 공직자 전직규정을 어기고 사기업에 취업해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마음에 두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 총리는 부산에 오전 중 도착해 관음사에서 비공식 일정을 진행하고 괘내마을을 찾았다.

부산 낙후지 민심(民心) 챙긴 첫 공식일정



이 총리는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제2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부산을 찾았다. 공식 첫 기착지는 낙후지 마을 살리기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된 괘내마을이었다.

총리 일행을 맞은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괘내마을은 경부선 철로로 인접도시와 단절돼 교통이 불편하고 외부로부터 고립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이 쌓였다"며 "인구가 줄고 주거시설이 노후화하면서 고립 단절로 인한 쇠퇴해 주민 참여와 주변 자산을 활용한 뉴딜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박준식 기자/부산=박준식 기자
구청장 사전설명을 꼼꼼히 메모한 이 총리는 "제가 보기에 괘내마을 사업은 도시재생 사업 중에서 우리마을 살리기 사업취지에 가장 합당하다"며 "마을 조망이 전체적으로 경사가 급하고 오밀조밀하게 집들이 모여, 현대 도시에서 잃어버린 정취가 (사업으로)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총리는 "이 사업도 4수 끝에 선정이 됐다던데, 김대중 대통령도 4수 끝에 당선되셨다"며 동행한 오거돈 시장도 4수라고 관계자가 말하자 유쾌하게 웃으며 "앞으로는 바로바로 합격하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낙연 총리는 사상구 관계자들이 최근 사상경찰서 이전으로 서부상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활SOC 사업이 필요하다고 청원하자 "도시재생 취지에서 옳은 말씀이며, 중앙정부 사업 집행이 본질적으로 각 사업별로 집행이 되곤 하는데 그러면 본질적으로 직접적인 (재생)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이 중복 투입된다는 시비도 있을 수 있지만 효과를 내려면 시너지가 나야 한다"며 "계획한 부분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사업을 진행해도 풍광과 나무들을 살리고,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식으로 도시재생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구조조정 겪은 영도조선소 찾아 "정부 할 일 하겠다"

이낙연 총리는 오후 3시를 전후로 부산 영도 조선산업단지도 방문했다. 중견 수리 조선소인 신진조선소를 방문한 이 총리는 도열한 근로자들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노고를 격려했다. 영도 조선소 입주사들은 최근 3년간 조선경기가 침체하고 수주가 급감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신진 조선소 대표자는 "최근 IMO(국제해사기구) 2020 규제를 앞두고 현재 운항되는 선박들이 대부분이 환경 친화적인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며 "최근 영도의 수리 조선소들도 이런 특수를 활용해 기술센터를 만들고 신규 수리 장착 수주에 나서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부산=박준식 기자/부산=박준식 기자
방문에 동행한 오거돈 부산시장과 경제지원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영도 조선소 경제살리기 차원의 도심재생에 196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집행할 것을 설명했다. 관련 투자가 이뤄지면 조선소 단지에선 6900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거돈 시장은 "곧 영도 주변 노후공업지역 벨트와 그를 살리기 위한 대안사업에 관한 정부 사업선정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총리는 엄중한 표정으로 "정부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으니, 기업도 기업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대테러 점검까지…총선 전 광폭행보

이 총리는 경제살리기 시찰에 이어 부산 벡스코를 찾아 조만간 치러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대비 상황을 보고 받았다. 국가테러대책위원장이기도 한 이 총리는 부산시가 아셈 정상회의에 대비해 준비한 대테러종합훈련 시연을 참관하면서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 총리는 21일 하루 동안 부산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며 예정된 일정 이외에 추가적인 비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총리와 일부 수행인원은 공식일정을 마친 후 울산 통도사를 찾아 종교계 인사들과 비공식 저녁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언급해야 할 사안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다"며 "부산이 제2 도시로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점검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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