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네이버' vs '한투·카카오', 같은 듯 다른 핀테크 승부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11.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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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카카오뱅크 플랫폼 활용한 고객 집객·금융서비스 판매 앞장…미래에셋은 플랫폼 조성부터 참여 등 체질변화 노력

'미래·네이버' vs '한투·카카오', 같은 듯 다른 핀테크 승부수


한국금융지주 (65,400원 ▲500 +0.77%)가 카카오뱅크 2대 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서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 추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7,430원 ▲20 +0.27%)-네이버(NAVER (194,600원 ▲5,800 +3.07%))'와 '한국투자증권-카카오 (49,200원 ▲900 +1.86%)' 양대 진영이 선보일 같은 듯 다른 핀테크(금융+기술) 비즈니스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투지주)는 전날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은행 잔여지분 관련 은행법상 한도 초과 보유 안건을 승인받았다. 이에 오는 22일 현재 50% 지분 중 16%를 카카오에 매각해 1대 주주 자리를 넘겨준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한투지주는 5%-1주만 보유하고 나머지 29%는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운용에 매각한다.



대주주 변경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한투지주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 도모에 나선다. 앞서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채용설명회에서 "뱅키스(모바일 비대면 계좌) 브랜드로 12년간 77만 계좌를 모았는데 카카오뱅크는 불과 6개월만에 110만 계좌를 확보했다"며 카카오뱅크 플랫폼의 위력을 높이 평가했다.

'미래·네이버' vs '한투·카카오', 같은 듯 다른 핀테크 승부수


한투증권이 내년 상반기 야심차게 선보일 핀테크 서비스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다. 주식을 1주 단위가 아닌 0.1주, 0.01주로 나눠 살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투증권은 여기에 장바구니 기능을 더해, 2030 젊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해외주식을 1만, 1만5000원 어치씩 소액으로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한투증권은 이달 자사 계좌를 카카오페이에 연결, 결제 계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송금은 물론, 온·오프라인 결제 편의를 높였다.

이처럼 한투증권의 핀테크 전략은 카카오뱅크의 1000만 고객,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스스로의 체질을 핀테크 기업으로 바꾸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카카오가 별도의 증권사를 설립할 예정인 것도 네이버 진영과 다른 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의 최대 라이벌인 네이버와 손잡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 조성을 계기로 파트너가 된 양사는 2017년 6월 상대방 지분을 5000억원씩 사들이며 동맹 관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페이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 주목받는다. 플랫폼 조성 초기부터 뛰어들며 아예 금융기업 DNA를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6월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등록을 완료한 만큼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PG사업 진출 발판을 닦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는 IT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투자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간편결제 외 대출, 보험 등을 아우르는 생활금융 플랫폼인만큼 기존 금융상품 판매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핀테크 전략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지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증권사 비대면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2030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라도 핀테크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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