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를 각오" 靑에 간 황교안, 단식 투쟁 돌입(종합)

머니투데이 강주헌 , 김상준 기자 2019.11.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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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지소미아 종료 철회·패스트트랙 저지 요구…법 규정상 국회에서 단식 진행 계획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지소미아 파기·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 등 철회,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따른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9.11.20/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지소미아 파기·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 등 철회,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따른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9.11.20/뉴스1


"죽기를 각오하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단식 투쟁'을 선언하고 단식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서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두달전 삭발을 감행했던 그 장소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철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저지를 요구하면서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단식 이유에 대해 "지소미아가 내 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법은 여의도 국회 담장 안 힘있는 자, 권력을 가진 자들의 아귀다툼일 뿐 내 생활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간곡한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문재인 시대의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반대자들은 모조리 사법정의라는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결코 한국당의 유불리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 혹은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이 세 가지를 요구한다"며 "대한민국을 구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당 혁신과 보수 대통합에 대해선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 국민의 눈높이 이상으로 처절하게 혁신하겠다"며 "문재인 정권의 망국(亡國) 정치를 분쇄하려면 반드시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대통합 외에는 어떤 대안도, 어떤 우회로도 없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한 뒤 깔개 위에 앉아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10분 가량 정면을 응시했다. 박맹우 사무총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등 당 지도부와 권성동·여상규·이은재·최교일 의원, 신보라·김순례·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황 대표의 뒤를 지켰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황 대표를 찾아 응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황 대표에게 "우리 모두 한마음이다. 같이 금식하겠다", "국민의 편에서 단식을 해달라"며 격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한 지지자는 황 대표에게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기도 했다. 황 대표는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으며 지지자의 얘기를 들었다.

황 대표는 일부 지지자와 함께 기도를 했다. 오후 4시까지 자리에 앉아있던 황 대표는 분수대 근처에서 열린 기도회로 이동했다.

당초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법률 규정상 장소 이용이 어려워 국회로 장소를 옮겨 단식을 이어갔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규정 상 오후 10시 이후는 (장소 이용이) 안되고 청와대도 가급적 어렵다고 밝혀와서 시작은 여기(청와대 앞)에서 하고 부득이 국회로 장소를 옮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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