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문재인표 '아세안 퍼스트' 비전…부산서 '신남방 2.0' 레벨업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11.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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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부산 아세안회의 D-5]①교역규모 '1위 그룹' 격상 노린다

/그래픽=김지영 기자/그래픽=김지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오는 25~27일 부산 한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남방정책 2.0을 가동한다. 아세안을 대한민국의 최고 교역 대상 지역으로 레벨업 시켜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외교 지형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21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국-아세안 교역규모는 11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추세를 볼 때 올해 전체 교역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수준(1600억 달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목표는 2020년 교역규모 2000억 달러 달성이다.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 개념을 제시하며 직접 밝혔던 목표다. 남은 1년 동안 400억 달러 수준의 교역규모 확대가 있어야 한다. 청와대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올해 국제 교역 환경이 어려운 와중에 그래도 선방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무역은 민간이 하는 것이다. 정부는 민간을 지원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진행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교역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이번 부산 특별정상회의 직후 '신남방정책 2.0' 비전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비전 마련을 위한 용역 리서치도 시작했다.

신남방정책 2.0은 내년 중 발표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한 단계 도약한 한-아세안 관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비전, 차기 정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 '아세안 퍼스트'의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교역규모를 밝히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면서도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될 것이다. 아세안은 도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교역규모의 '레벨업'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고 한다면, 박근혜 정부 시절 내리막세를 보이던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반등시키고, 역대 최고 수준까지 키웠다는 것에 있다. 지표로 확인되는 명백한 신남방정책 1.0의 성과다.

하지만 여전히 교역규모 1위인 중국과 비교하면 1000억 달러 내외의 차이를 보인다. 아세안은 3위인 미국(올 3분기까지 1000억 달러)과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교역 규모 자체를 미국 보다 중국에 가까울 정도로 격상시켜 한-아세안을 '1위 그룹'으로 만드는 게 숙제인 셈이다. 청와대 측도 꾸준히 "아세안 교역규모를 중국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언급해왔다.

부산이 '레벨업'의 열쇠를 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10개국 모두와 양자 정상회담을 계획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과 '한강-메콩강 선언' 등 협력 강화의 계기도 마련한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필리핀·말레이시아와의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 "특별정상회의 기간 동안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아세안 스마트시티 협력 합의문 도출 등을 통한 ICT(정보통신기술) 중심 경제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한다. 인도네시아와의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는 이미 지난 10월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이 국가의 백년지대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 경제의 4강 의존도를 낮추고,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아세안에 있다는 것. 미국의 FTA 재협상,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에 휘청해온 한국 경제·외교의 취약점을 신남방정책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남방 지역은 명실공히 우리가 외교, 정치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할 경우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 비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양곤(미얀마)=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월4일 미얀마 불교 유적지 쉐다곤 파고다를 방문하여 사찰의 의의와 상징성에 대해 청취하고 있다. 2019.09.04.    photo@newsis.com【양곤(미얀마)=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월4일 미얀마 불교 유적지 쉐다곤 파고다를 방문하여 사찰의 의의와 상징성에 대해 청취하고 있다. 2019.09.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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