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수요 조사 없이 'AI 특성화고' 추진?…'검토 부족' 우려

머니투데이 조해람 기자, 오세중 기자 2019.11.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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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5년내 '인공지능특성화고' 10곳 전환개교…구체적 준비 미비 지적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특성화고 미래 교육 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특성화고 미래 교육 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 특성화고등학교 10곳을 만들기로 결정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취업수요 조사는 미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과가 아닌 학교 단위의 개편이니만큼 충분한 조사 없이 결정하면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 특성화고' 10곳을 전환 개교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 특성화고 미래교육 발전방안'을 19일 발표했다. 제4차 산업혁명 분야 전문기능인을 양성하고, 특성화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복잡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고졸취업 수요가 얼마나 나올지 정확한 계산 없이 정책을 수립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련 산업계 고졸 취업 수요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조사는 아직 안 돼 있다"고 밝혔다. 관련 전문가 몇 명에게 자문을 구했을 뿐, 제대로 된 시장조사도 없었다는 것. 관련 분야 전문성을 더 기르기 위한 대학 과정과의 연계에 대해서도 "갑자기 (과정) 개설은 어려웠다"며 "장기적으로는 대학 연계 트랙도 구상중이지만 현재로는 없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학과'가 아닌 '학교' 단위를 개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 전환개교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학과 차원의 변화는 개별적으로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각 학교의 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라며 "충분히 승산 있는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졸 취업자도 첨단산업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4차산업을 예로 들면 빅데이터 수집이나 가공, 시각화 등 분야에서 일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정확한 시장조사 없이 낙관적인 전망만 가지고 정책을 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병욱 충남대 기계재료공학교육과 교수는 "인공지능 관련 산업 인력 양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접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단 충분한 검토 없이 학교 수준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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