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교수였던 진중권·장경욱, 조국 사태로 갈라졌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19.11.2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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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서 연일 댓글 토론, 핵심 쟁점은 세가지

진중권 동양대 교수./사진=뉴스1진중권 동양대 교수./사진=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같은 대학 장경욱 교수의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진 교수와 정 교수는 지난 10월부터 페이스북에서 글과 수십개의 댓글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에서 처음부터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들이대는 바람에 애초에 학교 측에서 덮어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며 "공소장까지 공개된 마당에 진실게임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러니 옹호자들은 쓸 데 없는 일에 힘 빼지 마시고, 이제라도 적절한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 교수는 "예고한 대로 이 페이스북은 닫으려고 한다"며 "유시민 보도에 대한 해명을 할 채널이 없어 잠시 이 곳을 이용했을 뿐. 내친 김에 학교에 관련된 보도 중에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썼다. 동료 교수였던 두 사람은 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게 됐을까.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을 정리했다.

"사실 왜곡하는 데 결정적 역할" vs "자의적으로 해석"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22일 오후 취재진들이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정경심 교수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22일 오후 취재진들이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정경심 교수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먼저 진 교수는 장 교수가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실을 알고서 언론에 거짓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교수를 'J교수'라고 칭하며 "동양대의 '양심적 지식인'을 윤리적으로 몹시 비난한다"고 썼다.

진 교수는 "(장 교수가) 'PD수첩'과 '뉴스공장'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J 교수와 함께 사태를 복기해 보면서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J 교수가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해 "황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장 교수는 지난 9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사인한 적이 없다거나 대장이 없기 때문에 (표창창이) 위조일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논리적인 비약 같다"며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아주 멍청하거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교수님이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폭로라고 하신 글을 보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표창장이 위조됐는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장 교수는 진 교수와 페이스북을 통해 댓글을 주고 받으며 "표창장 얘기는 하지 않겠다. 제가 그것에 대해 논의하다 보면, 아직 수사결과도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중에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국 아들 강의 감상문 보니, 그런 강의 한 적 없어" vs "강의 들었다는 반증"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장경욱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장경욱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열린 '백암강좌 - 진리 이후(Post-Truth) 시대의 민주주의' 강연 중, 조 전 장관의 아들이 동양대가 주최한 인문학 강좌에 참가해 수료증을 받은 것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의 아들이 내 강의를 들었다고 감상문을 올렸는데 올린 사람의 아이디는 정경심"이라며 "감상문 내용을 보니 내가 그런 강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교수의 강의 내용을 밝히며 "(조 전 장관의 아들이) 립서비스를 많이 넣은 일반적인 감상평이고 핸드폰으로 급하게 쓴 티가 납니다만, "부실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나는 그런 강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할 정도인지, 혹은 강의를 안 듣고 허위로 썼다는 의혹을 가지게 만들 정도인지는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 개인적으로는, 당시 안내된 제목이 '디지털시대의 인간' 인데 실제 강의된 "원근법"을 알고 있다는 점, "시대별로 다양한 작품"을 다루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는 것은 오히려 강의를 들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내 얘기는 '원근법 강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58세 여성의 '가르' 아이디로 올라온 감상문의 내용이 내가 한 원근법 강의의 내용과는 달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의 아들이 올린 감상문의 첫 구절을 제시하며, 감상문 내용이 자신이 한 강의한 내용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햇다.

"조국 아들 감상문 아이디는 정경심" vs "문제될 부분 없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진 교수가 "조 전 장관의 아들이 내 강의를 들었다고 감상문을 올렸는데 올린 사람의 아이디는 정경심"였다는 주장한 것에 대해 장 교수는 "당시에 게시판 운영진들이 그런 현상을 부자연스럽게 여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장 교수는 "(게시판의 글을 분석해보니) '수강후기' 메뉴 게시글 게시자, 총 13명 중 실명은 7명, 익명 닉네임은 6명. 부모의 아이디를 쓴 학생은 2명"이라며 "닉네임 수강생들은 게시글에서 자기 신원을 밝히는 형태로 글을 썼고, 어차피 글의 내용에서 실제 수강한 학생들이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의 아들도) 게시글 내용에 자기가 누구인지를 밝혔고, 그 내용이 실제 수강을 하고 있는 학생이 쓰는 내용인지도 금방 알 수 있어서 문제될 부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수료, 혹은 수상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따로 또 길게 설명해야 할 텐데, 우선 조군(조 전 장관 아들)이 휴대폰으로 올린 진 교수님 강연 후기 외에 그 학생이 먼저 pc로 올린 수강후기 만으로도 수상 자격이 충분했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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