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보며 4·19 떠올려" 연세대 침묵행진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19.11.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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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두고 대학가 지지 움직임 확산…연세대 학생들 "이한열 열사 후배로서 지지"

18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18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홍콩 시위에 대한 국내 대학가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홍콩 정부를 규탄하는 침묵시위를 열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등 학생 단체는 18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항쟁은 정당하다"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홍콩 유학생을 포함해 학생 10여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홍콩 정부를 규탄하고 홍콩 시민을 지지하는 의미로 검은 계열의 옷과 마스크를 착용했다. 학생들은 홍콩이 처한 현실이 과거의 한국과 다르지 않다며 연대 의사를 밝혔다.



재학생 임재경씨는 "홍콩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4·19 혁명, 부마항쟁, 광주항쟁, 6월 항쟁, 촛불혁명을 기억하게 한다"며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우리가 홍콩 시민들과 연대하는 것이 어떻게 내정간섭이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임씨는 "국가 폭력과 탄압에 맞서 물리력을 사용해 자신과 가족, 동료를 지키는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느냐"며 "민주적 요구를 묵살하는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과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의 폭력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재학생 이영규씨는 "저희가 현수막 9개와 대자보 1개를 걸었는데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이를 훼손하고 한국인이 어떤 자격으로 간섭하느냐고 비판한다"며 "과거 군부 정권과 싸우다가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후배로서 폭력으로 입과 귀를 막으려는 사람들과 싸우면서 홍콩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안을 상징하는 손가락 5개를 펼치고 "경찰 폭력 중단하라"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구호를 외쳤다.

발언을 마친 학생들은 'LIBERATE HONG KONG'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연세대 정문에서 학생회관까지 침묵 행진을 진행했다.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노래 '글로리 투 홍콩'이 배경 음악으로 깔렸다. 학생회관에 홍콩 시민에 연대와 지지를 표시하는 레넌 벽도 함께 설치했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과 이에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이 여러 차례 훼손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서울대에서도 '레넌 벽' 일부가 훼손돼 학생들이 경찰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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