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홍콩 센트럴 차터가든 내 공민광장에서 열린 노년층 경찰 폭력 규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5일 금요일 홍콩 시위대는 이날을 '휴식의 날'로 정했다. 한 주 내내 어어진 교통대란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사상자가 속출하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로 상징되는 '과격 시위대'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었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손가락을 편 채 소리를 지르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백명의 사람들. 검은색 복면을 한 20대 초반 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했고, 30대 직장인들도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구호를 따라 외치며 동조 시위를 벌였다.
홍콩 경찰들이 15일 오후 홍콩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교차로에서 게릴라 시위가 이어지자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9.11.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시위대의 나이는 가지각색이었다. 2030이 주를 이뤘지만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시위 해산 후 기껏해야 초등학교 5~6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2명이 물었다. "시위에 참여하려고 왔는데 시위대가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홍콩 정부는 격화하는 시위에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지만, 학생들은 그 시위를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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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냐?"며 대뜸 말을 건 한 등이 구부정한 노인은 "요샌 매일 시위야. 진짜 위험해"라고 혼잣말하 듯 읊조렸다. 하지만 시위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 노인은 이유를 더 설명하지 않은 채 "많이 취재해달라. 다른 기자들이 저쪽으로 갔다. 어서 가봐"라며 시위대가 간 방향을 가리켰다.
하지만 모두가 시위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코즈웨이베이 인근 식당의 한 직원은 시위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굉장히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몇 번이나 망설인 끝에 "난 사실 (이번 시위가) 굉장히 무섭다. 시위대는 너무 위험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 취재라니 꼭 몸 조심하세요"라고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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