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의 책 '일본에의 경고 : 미·중·한반도 격변으로부터 사람과 돈의 움직임을 읽다' 표지
올해 초 일본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망이 어두워) 갖고 있던 일본기업 주식을 다 팔았다"고 했던 로저스는 지난 7월 '일본에의 경고 : 미·중·한반도 격변으로부터 사람과 돈의 움직임을 읽다'라는 일본어로 쓰인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과 관련해 9월 일본에서 몇 차례 강연도 했습니다.
"간단한 산수"
내년 도쿄올림픽 경기를 치를 일본 미야기현의 축구장. /사진=AFP
그는 "내가 10살 일본 어린이라면 자동소총을 구입하거나 나라를 떠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전망이 어둡다는 말입니다. 젊은층이 번 돈으로 고령자의 생활을 유지시켜야 하는데 인구 감소로 인해 어느 순간 이 방식으로는 감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른 사회 불안정으로 30년 뒤 일본에는 많은 범죄가, 50년 후에는 반란이 생길 수 있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썼습니다. 현재 일본 대학생들의 선호 직업 조사를 하면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이 압도적인 1~2위를 다투는데, 로저스는 이를 사회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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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이민 정책을"
/사진=AFP
로저스는 한때 부유했던 동남아시아의 미얀마를 사례로 들면서 폐쇄적 정책을 쓴 나라는 가난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달리 미국경제를 이끄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은 이민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 창업한 것이라고 말하고, 아시아의 부국 싱가포르 역시 여러 나라 인재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민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경제 활성화를 시킨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이민이 새로운 아이디어, 일, 자본을 가져오고, 이민자로 인한 에이전트 및 주택 시장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4년 넘게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는 로저스는, 한때 싱가포르가 너무 많은 이민자를 받았다면서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입니다.
그런데 그의 이민 정책 주장의 배경이 된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은 남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시 진행 중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로저스의 말에는 참고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 대한 전망은 좀 다르게 합니다.
"통일 이후 한국은…"
이미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혀온 로저스는 남북이 통일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변화를 추구한다면서, 한국이 통일되면 북쪽의 자원·인력과 남쪽의 자본·경영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판단합니다. 인구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그는 지난 6일 겐다이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1~2년 뒤에는 우선 국경 개방(왕래의 자유)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면서, 최근 한일 갈등과 관련해서는 "통일 한국이 탄생하면 (국제 지위가 떨어져가는) 일본은 거대경제권인 한국과 경제적으로 개방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