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공장들이 '낮은 물가'를 수출하고 있다"면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물가도 동반 하락할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수요 감소로 생산가도 동반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이 30여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국내 수요도 줄었다. 이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생산가가 떨어졌고, 낮은 유가도 생산가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저물가가 해외로 전이되고 있다. 세계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무역 거래량의 12%를 차지했다. 그런 중국이 값싼 물품을 쏟아내면서 독일, 일본, 한국, 미국 등 주요국들의 PPI 상승률이 이미 마이너스에 빠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유리존 SLJ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 국가의) 물가 변동률은 점점 더 글로벌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이 과생산한 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하면서 디플레이션도 동반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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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떨어지면 좋지만 기업에는 악재다. 값싼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수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채를 많이 진 기업은 수익이 떨어지면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기업이 지난해의 두 배로 늘면서 제조업의 불안이 금융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위안화 약세 흐름과 무역전쟁도 디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말레이시아 마이뱅크의 초아 학빈 분석가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를 피해 제 3국에 수출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더 많은 기업과 국가가 디플레이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위안화도 달러 당 7위안을 넘기면서 각국의 수입 여건도 좋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물가를 인상하려는 국가들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 독일, 미국은 이미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며, 한국도 1%대 회복을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는 4분기에 PPI가 바닥을 찍고 내년 1분기에야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