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 동상 <출처=월스트리트저널 갈무리>© 뉴스1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약 2m13cm에 이르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동상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하루 앞둔 오는 8일 정식으로 세워진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동상 건립 반대 여론으로 인해 동상은 공공 장소가 아닌 미 대사관 내에서 베를린 연설을 했던 티어가르텐 공원이 보이는 테라스에 세워질 계획이다. 독일 주재 미 대사인 리처드 그리넬은 올해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테라스 이름을 지었다.
베를린의 일부 정치인들은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이미 베를린 명예시민 자격을 수여했기에 더 이상 특별한 예우를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베를린 주의회에서 기념물을 담당하는 위원회의 서빈 반거트 위원장은 "레이건 전 대통령만을 특별히 기념하는 것은 독일 통일을 지지한 많은 외국 정상들과 스스로 장벽을 허문 동독 국민들에게 부당한 처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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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자본주의를 강력히 추진하고 독일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것에 대한 과거 서독 좌파의 격렬한 반대도 동상 건립 반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거듭 비난하면서 양국 간 관계가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이들은 동상이 시내가 아닌 대사관 내에 세워진다는 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베를린시 관계자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념 명판 건립을 도왔던 프랑크 헨켈은 동상을 독일 땅에 세울 수 없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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