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창업주 "미국 없이도 생존…무역전쟁 관심없다"

뉴스1 제공 2019.11.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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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미국과 거래 안해서 무역전쟁과 상관 없다"
"영원히 미국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도 돼"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AFP=뉴스1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주 런정페이(任正非·75) 회장이 미국 없이도 화웨이가 생존할 수 있다고 발언해 이목을 끌고 있다.

런 회장은 6일(현지시간) 발행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없이도 (화웨이는) 아주 잘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은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미국과 사실상 사업적인 거래를 하지 않고 있기에 무역전쟁과 관계가 없는 기업이며, 고로 화웨이는 미국과 직접적인 대립관계가 아니라는 게 런 회장의 주장이다.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금 당장 혹은 퇴임 후에 화웨이를 직접 찾는다면 따뜻하게 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 5월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그 계열사 68곳을 거래 제한 기업 목록(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고, 이를 계기로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이슈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를 쓰지 말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런 회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우린 미국이 없어도 괜찮으니 영원히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도 상관없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런 회장의 주장과 달리 화웨이는 미국 기업과 상당한 규모의 거래를 하고 있다. WSJ는 화웨이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 화웨이가 여전히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이 해외 공장에서 만든 부품의 경우 미국 법의 제약을 받지 않기에 인텔과 퀄컴 등 일부 미국 기업은 여전히 화웨이와 거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윌 장 화웨이 기업전략담당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미국 기술 구매가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전의 70~80% 수준이라고 밝혔었다.

런 회장은 또 20만명에 달하는 화웨이의 전 세계 직원들이 고객사의 정보를 빼돌리는 '스파이' 활동을 할 가능성에 대한 WSJ의 질문에 "우리는 회사 규정 위반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일을 하는 직원이 있다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네트워크를 통해 흐르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며 "통신장비업체들은 정보가 흐르는 파이프를 구축하는데, 말하자면 우리는 파이프 위에 있는 철판을 제조하는 업체다. 철판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4.4% 증가한 6108억위안(약 102조302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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