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막아라"… 글로벌 경쟁 치열한 시장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9.10.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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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스마트폰시장, 샤오미에 밀려 2위
中에서는 가격 경쟁 탓에 점유율 낮아
반도체시장선 TSMC·소니 대규모 투자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한국전자산업대전' 삼성 전시관에 갤럭시 폴드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한국전자산업대전' 삼성 전시관에 갤럭시 폴드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50년 전 삼성전자공업(삼성전자 전신)이 생겼을때 글로벌 전자업계에서는 아무도 이를 주목하지 않았다. 삼성과 몇몇 분야에서 맞서던 국내 경쟁 대기업과 금성사(현 LG전자), 대한전선 정도가 '저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50년 뒤 삼성전자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두 관심거리다.

특히 첨단 가전, 스마트폰, 피쳐폰, 반도체 등 삼성이 해당 분야 수위권을 기록하는 업종일수록 그렇다. 삼성전자가 멀찍이 따돌렸던 소니는 비교우위 분야에서 절대우위로 넘어가기 위해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갤럭시워치를 보유한 삼성전자는 애플워치의 애플과 함께 스마트워치(웨어러블) 분야에서 구글의 출사표와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스마트폰과 D램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이지만, 고전하는 분야도 아직 많다. 중국, 인도 등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신흥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고,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 삼성전자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를 따돌리기 위해 1위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1, 2위 中·印에서 판매 부진…원가 절감 시급=중국과 인도는 인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세계 스마트폰 시장도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주로 중저가 모델이 팔리고 있어 이익률은 높지 않지만, 앞으로 이들 국가의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고부가가치 스마트폰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중국에서 약 1% 남짓의 시장 점유율을 지속하고 있다. 화웨이, 비보, 오포, 샤오미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많아서다.



인도에서는 2011년부터 6년간 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2017년 3분기에 샤오미에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넘겨 준 뒤 2위에 머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도 시장점유율 1위는 샤오미(26%)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였다. 샤오미는 온라인을 통해 빠르고 싸게 제품을 공급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제조사개발생산(ODM)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ODM은 원청업체가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하청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은 지난 8월 뉴욕 갤럭시노트 기자 간담회에서 "130달러, 약 16만원 이하 모델을 삼성이 자체 생산하기는 어렵다"며 "우리 기준을 충족한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게 맞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연간 생산하는 스마트폰 3억대 가운데 20%인 6000만대를 중국에서 ODM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과 격차 내겠다"…파운드리이미지센서 1위 기업 추가 투자=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이미지센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와 일본 소니는 2위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추가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이 심화될수록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7나노 이하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TSMC는 지난달 2나노 반도체 제조 공정까지 연구·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2024년 생산이 목표다. 3나노 초미세공정은 2023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시설 설비를 건축 중이다. 투자금액은 195억달러에 달한다. 주력 공정도 7나노에서 5나노 공정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5나노 공정 개발을 마치면서 추격해오자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이 '반도체굴기'를 내세우며 국가 주도로 2042억위안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것도 TSMC에 훈풍이 되고 있다. 중국 화웨이 계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하이실리콘의 TSMC 초미세 공정 발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공개된 삼성전자의 6400만화소급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GM2'(삼성전자 제공) 지난 5월 공개된 삼성전자의 6400만화소급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GM2'(삼성전자 제공)
소니는 1000억엔을 들여 12년 만에 반도체 신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소니는 지난해 기준 이미지센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1%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21.1%로 2위다. 소니는 신공장 건설로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을 60%로 높여 삼성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능력(300미리웨이퍼 환산)는 월 10만장 정도인데 이를 2021년 3월까지 월 13만장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핏빗'을 인수해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이 37%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중국 BBK그룹 산하 아이무(10%)와 삼성전자(9%)가 뒤를 이었다. 핏빗은 8%로 4위를 차지했다.

또 애플은 내년에 AR(증강현실)을 구현하는 AR글래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수년간 신제품 사이클이 둔화됐지만 2020년은 5G 통신과 더불어 새로운 기기들이 등장하는 원년이 될 수 있다"며 "5G 네트워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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