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직 내부적으로는 이재용 부회장 재판 문제가 가장 큰 위험요소이고 사업적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근 한양대 교수 역시 빠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삼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시스템반도체을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과의 과감한 M&A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필수적"이라며 "M&A를 통해 미래 유망 사업에 빠르게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엔 새로운 시장이 급격히 생겨나는데 기존의 메모리반도체 기술로는 적용이 어려운 분야가 많아 외부 인재들을 적극 영입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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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또 "메모리반도체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기술개발과 R&D 투자만이 해법"이라며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에 170조원을 투자해 공격적으로 따라오는데 우린 스케일링다운(초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해 시장 장악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스템반도체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이 특화한 영역이 많아 삼성이 늦었다는 우려가 있지만 지금부터 제품이 급격히 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선도해 나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해외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의 철폐 등 제도적 개선도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국내 제도의 특성상 경영권 방어의 어려움,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 높은 비용, 세금 등 다른 글로벌 기업이 겪지 않는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국내 투자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과도한 기대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삼성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신시장 개척 등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부회장은 총수로서 초반에 삼성테크윈 등 방산과 화학부문을 매각하고 전자, 바이오 등에 집중하도록 사업을 개편하는 한편 하만 인수도 과감히 추진했다"며 "향후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더욱 의미있는 리더십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교수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을 육성해 동반성장하는 것은 중국과 차별화를 꾀하는 삼성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향후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의 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